처음 바디프로필 도전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는 글감을 정해두고 작성을 시작했다. 주제의식이나 정보 값이 있어야 하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바디프로필 준비하는 브이로그나 블로그 글을 보면 그랬기 때문이다. 디데이 며칠 전에는 어떤 걸 준비하세요. 운동은 어떻게 식단 꿀팁은 어떻게.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야마는 없어졌다. 그냥 하루의 마지막에 그 날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을 죽 늘어놓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렇게 쓴 글을 보는 사람은 결국 일기장이네 싶을 그런 글이 더 많아졌다. 누군가 바디프로필을 준비할 때 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내 감정의 롤러코스터와 정말 기본적인 준비 과정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서 이 지난한 글들을 다 읽는 건 시간낭비라고 생각될 것 같다.
벚꽃이 만발했다. 바프 디데이를 시작할 때는 눈이 오던 겨울이었는데. 어느새 봄이 왔다. 피티쌤이 내일까지 탄수화물 먹지 말라고 했는데. 점심 약속이 잡힌 삼청동 런치코스는 도저히 안 먹고 지나갈 수가 없었다. 벚나무가 보이는 곳에서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하다가 벚곷엔딩을 들으며 법원으로 돌아왔다. 검찰과 법원 사이 통로에 핀 벚꽃에 사람들이 한가득 몰려나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 끝이 보인다. 아침 복싱은 가지 못했지만 헬스장에서 상체 운동을 하고 유산소도 해줬다. 식단은 아침 저녁으로 샐러드와 단백질을 먹어줬다. 무릎에 살짝 통증이 있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 토요일이 지나고 좀 더 잘 먹어주면서 근육과 뼈마디를 풀어나가야겠다. 지금은 절전 모드로 살고 있어서 부상이 없이 하던 운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내일은 새벽 4시 반까지 출근을 해야 한다. 새벽에 복싱을 다녀오고, 점심까지 일을 하다가 오후에 태닝과 왁싱을 받으려고 한다. 의상도 좀 더 정해보려고 하고. 포즈 연습도 좀 하면 저녁이 될 것 같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가면 그날에 더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