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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Jan 26. 2022

내 인생, 쿨거래시 네고 가능

허브 코헨 <협상의 기술> 서평

‘쿨거래시 네고 가능’   

    

 가장 일상적인 협상은 중고거래를 할 때 이뤄진다. 중고 물건이기 때문에 정해진 가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빠진 부품이 있거나 구멍 나고 파손된 부분이 있으면 쌍방 적정한 수준으로 값을 깎는 게 자연스럽다. 전자랜드, 하이마트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 디피 되어 있었던 상품이나 마지막 남은 물건은 많게는 절반 가격까지 할인이 들어간다. 자동차처럼 가격대가 높은 상품도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면 같은 물건을 사는 데 정말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많은 것을 협상할 수 있다고 해서 항상 협상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협상을 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달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찰제 매장에 들어가서도 가격 협상이 가능한 사례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협상을 하려 들 필요는 없다고 덧붙인다. 어떤 협상에는 크든 작든 시간과 에너지와 감당해야할 스트레스가 비용으로 들기 때문이다. 그것을 감당하고서도 나에게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협상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옵션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고, 다른 누군가가 이렇게 살라고 하는 대로가 아니라 나의 뜻대로 살 수 있다. 비단 물건의 가격표 하나만이 아니라 인생의 모든 순간에 그럴 수 있다. 우리는 물건 하나의 값을 흥정하는 아주 작은 일이나, 기업 간에 혹은 국가 간에 이뤄지는 굉장한 사안에 대해서만 ‘협상’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어떤 직장에 몸을 담을지, 어디에 여유자금을 투자할지, 앞으로 5년 뒤 어떤 사업을 시작할지 등등 중장기적으로 나라는 개인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 모두가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합당한 범위 내에서, 자신이 가진 옵션에 대해 알고 있고, 자신이 세운 가정을 시험해보고, 확실한 정보를 기반으로 계산한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협상의 여지’가 있는 선택지로 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정답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힘과 시간, 정보에 따라 더 나은 것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 끊임없이 유리한 시괴를 탐색해 가면서 나 자신에게도 그것을 적용할 수 있을지 가정해 본다. 확실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서 리스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계산을 거듭한다. 무엇보다 나에게 그것을 결정할 힘이 있다고 믿는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세계 나라마다 나의 공간이 있는 미래를 꿈꾼다. 그 공간은 공원일수도 있고, 빌딩일 수도 있고, 해변가 별장일수도 있고, 게스트하우스일수도 있고, 소호 커뮤니티일 수도 있다. 나에게 그런 노년을 보낼 옵션이 있다고 믿는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나에게 유리한 선택을 거듭해 나갈 수 있는 여지는 언제나 있다. 관건은 그 길고 긴 연속적인 과정에서 내가 지치지 않고 협상테이블에 끊임없이 나설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싸우거나 도피하지 않고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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