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기획했던 회사 포럼의 한 코너 이름이 <히어로 콘서트>였다. 이 시대의 영웅, 히어로를 선정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코너였는데 ‘누가 영웅인가?’의 질문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같은 스포츠 영웅도 있고 BTS 같은 문화예술 영웅도 있다. 최초의 우주인이나 노벨상 수상자 같은 사람도, 크게 성공한 사업가도 모두 영웅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거들은 시합에서 활약해 히어로 인터뷰를 하는 자신을 미리 상상해본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영웅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돌직구를 날린다. 직장 외 부업에 뛰어들든, 허풍을 떨든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이 ‘스토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든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때문에 선택하게 된다. 타인의 이야기를 잡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든 그 자신이 신화가 되든 대중이 열광하는 스토리를 완성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영웅이 되고 싶은가? 어떤 미친 생각을 해볼까? 행복한 상상을 한번 해보았다.
‘전 세계 나라마다 나의 공간이 있는 60대’
공원일수도 있고, 빌딩일 수도 있고, 해변가 별장일수도 있고, 게스트하우스일수도 있고, 소호 커뮤니티일 수도 있다. 한번의 세계 일주 여행으로 끝내버리긴 아쉽다. 이 나라 저 나라 자유롭게 오가면서 여생을 누리고 싶다. 한 나라에서 최고의 부자로 살고 싶은 욕심보다 작은 공간이라도 이동성을 최고로 누릴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경제적인 기반도 있어야 하지만 언어와 문화, 신체적인 준비도 중요하다. 영어와 중국어, 또다른 외국어에 도전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면 그 중간단계로 무엇이 필요한 지 알 수 있다. 신화는 진행형으로 쓰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가, 아주 평범했다가, 탑을 쌓아가듯, 천장에서 모빌로 늘어뜨리듯. 위 아래 양 옆으로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 자체가 ‘스토리’다. 지난 5년 동안 지나온 길들이 2022년의 지금 이 시간을 만들어냈듯이 오늘 보낸 성실한 하루가 10년 뒤 내 이야기의 첫 문장이 될 수 있다.
히어로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타인을 돕거나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직장인이 세계 곳곳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 자체가 누군가에게 마중물과 자극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그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빌려줄 수도 있고, 나의 지나온 과정을 경험 삼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먼저 자신의 분야에 관해서 타인에게 신뢰와 구체적인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본업을 200% 활용하지 못하면, 좋아하거나 하고자 하는 다른 관심사도 그만큼 파고들기 어렵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직장만큼 시간제한을 정해주고, 결과물에 관심을 가지고,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해주는 곳이 있을까. 나 스스로가 자신에게 그만한 제약과 강제성과 지원을 꾸준히 해줄 수 있는가 물어보자.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그만큼 집중해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다른 취미 역시 그럴 가능성이 높다.
“본업에 힘써서 자신의 힘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은 이 일로 무엇을 벌고 있는지 명확하게 언어화해야 한다.”
이 책 서평을 몇 번이나 적었는지 모른다. 뒤죽박죽이었다. 그래서 결국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직접 이야기를 만들러 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