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오늘 야간 통행 금지 해제
1945년~1982년 36년동안 우리나라에 밤은 경계를 갖고 있었다. 야간 통행금지. 80년대 대학생활을 한 부모를 둔 90년생의 나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서울의 밤은 생략되었다.
그러나 통행금지의 밤은 미군정 이전에도 있었다. 조선 왕조에서도 밤 10시 2경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나면 성문을 모두 잠가 사람들의 왕래를 금지했다고 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도 야간 통행금지가 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전 국민이 아닌 청소년들이다. 청소년이 범죄에 휘말리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그렇다면 생각보다 한국의 밤 문화는 역사가 짧다. "한국 사람들 술 잘 마셔요. 한국에선 밤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좋아요" 미국의 스타 요리사 앤서니 보댕이 CNN에서 진행중인 프로그램에 나와 한 말이다. 하지만 통행금지가 있었다면, 3차 4차를 이어 새벽까지 거리와 골목을 누비는 사람들의 행렬은 그리 오래된 풍경이 아닌 것이다.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밤의 문화를 즐기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명성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생겨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