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맥주 사랑 이야기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내가 얼마나 맥주를 사랑하는지를...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와 맥주를 마시게 되면 이 말을 꼭 내뱉고는 했다.
“난, 남자 없이는 살아도 맥주 없인 못 살 거 같아~.”
어쩌다 보니 현재 나는 내가 내뱉던 말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막둥이 딸과 필리핀 살이를 시작하면서 말 그대로 남자(남편?) 없이 맥주만을 의지해 살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에서는 수제 맥주를 기회가 되면 찾아 마셨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편의점표 ‘제주 에일맥주’를 즐겨 마셨다. 아이 셋을 키우면서, 그것도 모유수유를 해서 키우는 바람에 결혼 후 주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허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을 즐겨 찾으면서, 여행을 하면서 맥주와의 사랑에 다시 빠지게 되었고, 어느새 주량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캔맥주 4캔 정도).
내가 필리핀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필리핀 맥주, 산 미구엘이라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산 미구엘의 역사까지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과거 스페인 식민지배를 오래 동안 받아온 영향 중의 하나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그 맛이 참으로 기가 막히니 말이다.
다행히도 나는 독한 술이나 담금주, 탁주 등을 마시지 못한다. Only Beer~!!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술을 좋아한다면 아마도 나의 건강은 만신창이가 되었을 거다.
필리핀에 와서 조금 아쉬운 것은 거의 혼자 술을 마시게 된다는 것. 그래서 택한 방식이 바로 반주(飯酒)이다. 배부른 맥주를 반주로?? 그렇다. 밥도 적게, 맥주도 적게 마실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낮술을 마시게 된다는 게 함정이지만...
내가 굳이 자랑 아닌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맥주를 좀 줄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들어서이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공표를 하고 나면 마음먹은 효과가 조금은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말이다.
야금야금 늘어나는 몸무게만큼의 주량의 성장을 이젠 조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