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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May 17. 2022

진달래 & 아카시아

      진달래 & 아카시아


어느 날쯤이었지

저무는 저녁 창문에 비친 

불그스름한 불빛처럼

온 산을 진달래 등불이 밝히던 때가


그새 또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벌써 떠날 날이 되었다고

온 산 창문마다 아카시아 꽃이

아침 살처럼 밝았단다


어둑어둑할 때 찾아든

지친 길손 같던 진달래꽃

환해진 아카시아꽃 같은

아침 햇살 받으며 떠날 수 있으리.



* 지난 토요일 오후 점심 지나 뒷산에 올랐다.  바람은 산들거리고 아카시아 향기는 절정을 지난 듯 꽃잎들이 떨어져 있다.


아, 난 무심코 아카시아 꽃잎을 밟다  내 코끝이 매워진다. 더위가 오기 전에 하얀 꽃을 피어  근동을 달콤한 향기로 채우며 는 봄 속에 피는 꽃.


아카시아 꽃은 향기를 발산해 벌 나비들에게 자신을 다 내어 맡긴다. 땅에  떨어져선 사람들의 발길에 짓이겨지면서까지  마지막 향기를 짜내있다


초목도 이리 살고 있구나 싶은 순간 옹졸한  모습에 코가 시큰해진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모두가 자신을 아낌없이 무언가에 내줘야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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