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움>
일어난 머리맡에 정갈한 찻잔 하나
어느새 우렁 각시 티 없이 다녀갔네
마음이 먼저 마시니 식지 않는 따듯함.
2. < 늘&그, (그리움)>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늘 내가 있는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늘 땅따먹기 하며 놀던 이 나무 밑에서 멀어지고도 싶었는데
늘 이 신작로를 따라가다 보면 될 성도 싶었는데
늘 이러고 싶고 저러고 싶은 날들로만 꽉 차 있던
늘 다람쥐 쳇바퀴 돈 듯한 삶이었을까?
그랬던가
그게 나의 지나가버린 삶이었던가.
그렇게도 무지개를 쫓듯 떠나고 싶었던 시간들이었는데
그곳으로 고개 돌릴 일은 없을 거라 여긴 날들이었는데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어 이리 서성이는 날들이라니요
그림자처럼 남아 있던 흐릿한 흔적들이 가슴이 저미도록 시려울 줄이야!
3. <누군가 그리울 때>
여기, 택배 왔습니다.
초록을 채색하여 가을을 빚느라, 비님은 저리 바쁘게 쉼 없이 내리실까!
하릴없이 허전한 8월의 끄트머리에,
카톡방도 너무 나대어 민망해 못 들어간 날.
이리저리 둘러봐야, 이 세상에 누구 한 사람 어렵지 않고 만만할리가 있으랴!
그래도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리에, 누군가 떠오른다면 무엇을 망설이며 서성거리랴?
내일은 언제까지나 내일일 뿐일 테고,
마음은 그저 마음일 뿐일 테니.
무심히 흘러가는 저 빗물처럼, 흐르는 이 마음을 부친들 무에 그리 대수 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