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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Jul 23. 2021

7월의 외침

창밖의 들은 하루가 시작됐다고 기상나팔까지는 아닐지라도, 밝아온 새벽을 알리는 듯 부산하게 재잘거리고. 나는 언젠가부터  은근히 귀 기울이며 기다렸었다. 지금까지는 그리 울지 않던 매미가 얼마 전부터 드뎌 힘차게 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제대로 무더위가 시작된  것 같고,  진짜 여름 맛이 나기  때문인 듯.


암만!

메뚜기도 한철이고, 매미가 지 살날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잖아. 지 삶이 억울하다고 소리지르기로는 매미가 나보다 한 수 위로 당근일 듯하니, 언능 내 앞자리 내드려야 할 듯.

매미가 를 보고 위로받으라는 듯 목청을 한껏 돋우고 나를 다독이며 노래하는 아침이 좋다.


 수명은 기껏해야 한 달이라고. 이 시간을 위해 지는 땅속에서 3년에서 길게는 17년을 버티다가 겨우 만난 게 이 뜨건 여름 한철이라고.

그래서 이 날들을 먹고 자시고, 지랄 떨  틈도 없다는 듯, 수컷 매미들은 그저 쉴 새 없이 저리 악다구니를 쓰고 있는 건가?


나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도 뱉어내는 !

"너는 그 입 다물라고"

오늘도 잠잠히 하루를 살라고! 누군가는 삶이 다해 천만금을 주고도 못 사는 서럽게 부신 날이 아니더냐고.


에휴!

더위 탓인가. 가끔씩 나를 주체하지  못해 속이 부글거리는데, 요즘은 그것들(감정)이 쌓여서 지들 속 좀  알아달라고 반기를 든다.

내 안에는 이성과 감정이 서로서로 의지하고  살아간다. 평소에는 서로 사이좋게 제 위치를 지킨다. 이성은 감정의  마음을 알아주고, 감정도  이성의 뜻을 알고 자신의 욕구를 절제한다. 그런데 이것들이 종종 분란을 일으킨다.


이성은 '감정이, 너 이러면 안 돼' 하고, 도덕군자나, 성인처럼 마음  비우고 살라 하고. 감정은 ' 됐다고, 이만하면, 더 이상 뭘 더 원하느냐고?' 이성에게  대들며 서로 맞짱 뜬다. 그래, 이성은 감정이  열 받기 전이나 말발이 통하지, 감정이 꼭지가 돌면, 이성은 감정한테 잡아먹히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지?

내 안에 이성과 감정이 있어 평소에는 이성이 잘 작동되어 살아가지만, 이 둘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에는 감정이 이성을 케이오시켜버린다는 것 아닌가?


얘기하다 보니, 내 ㄴㅍ은  이성 같고, ㅇㄴ인 나는  감정 같다. 그래, 내가 억울한 게 이건가?

이성과 감정은 늘 티격태격하면서 서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간다. 그런데 ㄴㅍ과 나는 부딪쳐도 이겨본 적이 없는 것 같은 억울함이다. ㄴㅍ은 마치 "나는 등대야, 배인 니가 피해 가야지! 미련 퉁아!" 하고 끄떡도  않는 듯.


아리송?

융통성 없는 등대를 이 배는 왜 방향을 못 바꾸오늘도 살아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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