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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Dec 08. 2020

기탄잘리 61

                   기탄잘리 61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아기의 눈에 스치는 잠, 그 잠이 어디서 오는지 누구 아는 사람 있나요? 네, 소문으로는 반딧불이 어슴푸레 불 밝히는 숲의 그늘에 둘러싸인 요정마을, 그곳에 마법에 걸린 수줍음 잘 타는 두 개의 꽃봉오리*가 매달려 있는데 그 꽃봉오리가 잠의 집이라고 합니다.  그곳에서부터 잠은 아기의 눈에 입맞춤하러 옵니다.


아기가 잘 때 입술에 어른거리는 미소, 그 미소가 어디서 탄생했는지 누구 아는 사람 있나요? 네, 소문으로는 어리고 창백한 초승달 달빛이 옅어져 가는 가을 구름의 가장자리에 닿았을 때, 이슬에 씻긴 아침의 꿈속에서 처음으로 미소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아기가 잘 때 입술에 어른거리는 미소는.


아기의 팔과 다리에서 피어나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싱그러움, 그 싱그러움이 어디에 그토록 오래 숨어 있었는지 누구 아는 사람 있나요? 네, 아기의 어머니가 처녀였을 때 그 싱그러움은 부드러운 사랑의 신비로 그녀의 심장에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아기의 팔과 다리에 피어나는 그 감미롭고 부드러운 싱그러움은.


* 엄마의 젖꼭지를 가리킨다

이 아침에  타고르 시를  읽다 마음에 퍼지는 평온함을 띄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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