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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Dec 26. 2020

아가, 하나님

                     아가, 하나님

                                                       이민재 목사님


예수님, 아기 예수님
거룩한 밤 고요한 밤에
아가, 하고 당신을 불러봅니다.
어떻게 당신은
존귀와 위엄, 능력과 아름다움 자체인
당신을 아가, 하고 부르는
제 무례를 허용하고 계십니까?
하지만
무례를 무릅쓰고, 아가, 하고 부르는
제  마음은 모처럼  따뜻해집니다.
오랜만에 맑게 흐르는 눈물이  당신을 보며
환한 웃음을  짓습니다.
눈물조차 웃게 만드는 당신
이 거룩한 밤 고요한 밤에
송구스럽고 외람되기도 하지만
곱게 단장한 신부의 심정 담아 당신을
부르고 또  부르고 싶습니다.



         

          아가, 하나님이라고요?

        

                                                        수말스런 여자


 그렇군요, 아가, 하나님!
저는 당신을 늘 거대한 초능력자로만 여겼음을요.
만능 해결자...

선악을 심판하는 자...
내 마음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며 검은 법복을 입은 법관처럼 하늘 옥좌에 앉아 내가 범한 무게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분.

끝이  없습니다.
내 마음속에 당신의 이미지는.
아니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처럼 선물 보따리를 둘러메고 이집저집 들여다보며 선심 쓰듯은 아닐지라도 가만히 복덩이 하나  떨구고 가시는 하나님!
그랬습니다.
정녕 그랬습니다.

그런데 아가, 하나님이라고요?
말구유 속에  아가, 하나님!
짐승들의 냄새나는 여물통  속에서도 웃고 계시는 아가, 하나님이라고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진정 웃고 계시는 아가, 하나님이 능력임을 고백합니다.
웬일입니까?
가슴속에서도 웃음과 함께 울음이 터집니다.
이것이 진정 아가, 하나님의 능력인가요?


몰랐습니다.
진정 몰랐습니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언제인지 모른 채 당신은 내 깊은 곳에 찾아와 아가, 하나님으로 웃고 계셨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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