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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말스런 여자 Apr 11. 2021

 가는 봄날

오는지  모르게 더니 

가는지 모르게 가는가

대지의 나른한 향기에  취해 

눈부시게 번져가더니


꽃망울들 앙증맞게  맺히고
 화살촉처럼 여물어 

햇살처럼 벌어지는

소리 없는 꽃들의 향연이 지천에 현란한데


눈길 한번 돌린 짬에

 손톱 같은 성질 급한 꽃잎들은

벌써 내려와  쉬움 없다는 듯

바람 따라 뒹굴고

덩달아 어느 순간

고상하고 품격 있는 자태를 잃어버린

 목련도 슬픔에 녹이 슨 듯

 볼품없이 누워 있다.

꽃은 필  때가 아름다움의 절정이겠지만
난 그냥 오늘 하루도 

다듬을 수 있으면 족하리.


                                백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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