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그리고 후회, 또 후회

검소한 삶이 주는 기쁨(모로코의 쉐프샤우엔)

by 바람마냥

전부터 한 번 살아보고 싶었던 시골집을 어렵게 마련하여 이사를 하게 되었다. 도시에 있는 집을 팔면서 이사를 하려니 자연히 이삿짐을 정리해야만 했다. 평소 생활을 하면서 욕심이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이삿짐센터에 이사를 맡겼어도 내가 할 일이 따로 있기에, 손을 대기 시작한 이삿짐은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을 때가 너무 많았다. 이것을 버려야 할까, 아니면 가지고 이사를 해 몇 년 더 이용해 볼까? 이것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난감한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대부분의 결론은 욕심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다. 무모해도 너무나 무모했다는 것이다.


장롱에서 꺼내 놓은 양복은 엄청난 양을 자랑하고 있고, 거기에 딸린 바지는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통이 넓은 것부터 좁은 것까지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이것을 전부 내가 입고 다녔다는 말인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을 정도의 양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도 얼마 전에 입지 못하겠는 것을 버리고 남은 것이니 할 말이 없다. 왜 진작 입지 않는 것을 다 버리고 않고 이렇게 농안에 가두어 놓았단 말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하고, 참담하기도 했다. 다음 장롱을 열었더니 티셔츠와 남방셔츠가 걸려있는데 숨이 막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언제 이런 것을 입었나 하는 셔츠가 있는가 하면, 일 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걸려있다.


답답함을 뒤로하고 하나씩 꺼내어 입을만한 것만 골라 짐을 싸고, 수없이 많은 옷걸이를 따로 정리해 놓기로 했다. 세탁소에서 쓰는 옷걸이는 단골 세탁소에 주고, 쓸만한 것은 어차피 옷을 걸어야 하기에 들고 가기로 했다. 세탁소에 돌려주려고 모아 놓은 간이 옷걸이를 세어 보려 했지만 너무 많아 세기를 포기하고 말았다. 살아가면서 종종 옷걸이를 정리하여 세탁소에 보내기도 했으니 여기에 남아있는 것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몇 개의 옷걸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사를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살면서 욕심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과, 욕심으로 인해 자연은 물론이고 스스로를 망가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쓰고 버리는 것이 이렇게 어렵기도 하고, 물건을 살 때도 돈이 필요하지만 사용하다 버리는 것도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우리는 이것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여태껏 살아온 것이 아닌가?


아내와 함께 분리 수거장을 갔다 온 횟수는 헤아릴 수가 없다. 언제나 양손에 가득 들고, 몸으로 안으며 간신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다. 갈 때마다 만나는 경비실 아저씨와 눈이 맞추기가 쑥스럽다는 생각에 이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을 걸었다. 아저씨는 고맙게도 이사를 가면 쓰레기가 원래 많다 하시니 다행이다 싶다. 이렇게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오면서 고민되는 것 중에 하나는 어떻게 분리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버려야 하는 물건을 손에 들 때마다 고민은 계속된다. 이것이 플라스틱에 넣어야 하는 것인지, 타는 것에 넣어야 하는 것인지 도대체 구분을 하는데 고민스럽다.


모두가 쓸데없는 욕심으로 생긴 일들이니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이사를 가기도 전에 지치고 말았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시작해 보지만 이내 짜증과 우울함에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내가 저지른 일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이요, 이사를 가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이사 가는 날, 평소에 필요해서 이것저것을 갖추어 놓고 살았기에 많은 폐기물들이 나오게 되어 있다. 이삿짐센터 직원이 하는 말은 왜 이렇게 짐이 많으냐는 것보다는 버릴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 아닌가? 각종 물것을 넣을 수 있는 수납장과 장롱 그리고 갖가지 용품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한참의 기다림 끝에 정리하여 내다 놓은 폐기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여기에는 폐기물에 맞는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데, 얼마짜리를 붙여야 하는지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아파트 관리실에서 호의를 베풀어 자기들이 버리면서 스티커를 붙여주고, 후에 대금을 청구해 준다는 것이 아닌가? 너무나 고마워 인사를 하고 청구받은 폐기물 스티커 값은 너무나 많아 나도 놀라고 직원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것이 다 필요했으니 설치하고 구입했겠지만, 조금은 줄여도 살아오는데 커다란 지장을 없지 않았을까?


경비가 들어가고 노력이 필요하며 또 버리는 데 수고와 비용이 얼마나 많고 소비적인가? 그에 따라 더럽혀지는 우리의 환경은 어떻게 되겠는가? 하나하나가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만 결론은, 사람의 욕심이 너무나 많았다는 것이다.


며칠에 걸려 버릴 것은 버리면서 짐을 정리하지만, 도대체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것인가를 의심해 본다. 간단한 식사와 소박한 옷차림으로 살아감을 간절하게 바라면서 이 생각은 얼마나 가려는지 알 수는 없다. 가끔은 사시사철을 원망해 보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간단하게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이사를 하는 며칠은 고민하지만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가 없으니 또,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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