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당신들을 그리며, 미얀마 인레호수)

by 바람마냥

안녕히 계신다구요?

저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굽은 허리 부여잡고

침침한 눈매 어루만지며

버거운 삶 꾸리시는 당신은

언제나 푸근함만 안겨주니

그런 당신인 줄만 알았습니다


동이 트는 새벽을 열며

일터로 향하는 당신 모습은

짓누르는 눈꺼풀도 가볍고

싸늘한 공기와 마주함도 즐거운

그런 당신인 줄만 알았습니다


어둑어둑한 어둠 뚫고

일터에서 돌아오는 당신은

황량한 들판 쉽사리 일구어

황금 들녘으로 물들게 하는 것에

너무나도 이골이 난

그런 당신인 줄만 알았습니다


안녕히 계신다고요?

양 어깨에 올려진 삶을

즐기는 듯 가볍게 어우르며

세월을 엮어가는 당신의 모습에서

삶의 도리 샅샅이 깨우치며

살아가는 냄새를 알았지만


삶의 무게 실하게 다가오고

북적대는 세상과 어울리다 보니

그러리라고 믿고 싶었던 것은

어리석지도 못한 철부지였고

돌이킬 수 없는 아둔함이었습니다


당신들이 안녕히 계신다고요?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