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그리며, 몽골 흡수골의 아침)
어머니, 다시 온 추석입니다.
어느새 논두렁 가득해져
늘어진 두렁콩 줄기
가을 무게 힘겨워하고
뒤 울 감나무엔 주먹만 한 큰 열매에
가느다란 가지 고개 숙이는
익는 가을 속에 추석이 왔습니다
엊그제 다녀온 시골집엔
누런 들깨 실하게 영글어 가고
밤나무엔 붉은 알밤 방긋 웃어주어
어릴 적 밤나무 밑 헤매듯이
한나절을 서성거리며
당신과의 만남을 그려보았습니다.
몇 해 전 아비 품 떠난 큰 아인
어느덧 아이와 친정을 오가고
얼마 전 새 보금자리 찾아 자리를 해
어설픈 아비 작은 염려 덜어 주었지만
어린것이 마음고생 끌어안는 듯해
오래전 당신을 기억하게 되는
그런 추석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아직도 어린듯한 작은 아인
어느새 서른이 넘은 어른이 되어
내달 짝을 만나 결혼을 한다고 하니
허전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추석이
풍성함을 가득 안고
우리 곁으로 다시 왔습니다.
어머니, 추석이 다시 왔습니다.
홀로 된 형님이 걱정되어
가끔은 당신이 그리워지지만
아내가 알뜰히 챙기며 도와주어
다시 온 추석이 뿌듯해지고
살아있음에 고마운 추석이
당신과 하던 그 추석이 다시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