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세월 맞이

(가을과 함께 가는 세월, 스웨덴에서 만난 아침)

by 바람마냥

햇살 빛나는 아침

반짝이는 햇살 맞은 이슬이

둥그스런 세상 머금고

푸른 하늘에 빛 발하면

길가의 진빨강 코스모스

다가온 가을에 깜짝 놀라며

그 가을을 맞는다

잎새에 앉았던 잠자리

어느새 붉은 옷 갈아입고

하늘 높이 날며 가을 알리면

꺽다리 코스모스 가을바람에 실려

이리 눕고 저리 누우며

그렇게 가을날의 향연은 시작된다


여름 비 이겨낸 수수밭엔

어느새 붉은 열매 실해지고

덩달아 참새 떼 진을 치면

허수아비 두 팔 버려

농부의 가을걷이 지키려 해도

무심한 바람은 오간데 없어

눈만 슬쩍 흘기고 만다

어느새 고개 숙인 벼 이삭엔

세월의 흔적 고이 영글어

농부의 흘린 땀을 보는 듯하고

긴 고랑에 붉게 익은 고추는

무더운 여름날을 기억하듯

무심히 흐른 세월 헤아리려 해도

앞서가는 세월이 너무 아쉬워

기억 속 푸름을 빨갛게 물 들였다


맑은 아침에 맞은 세월은

익어가는 가을과 함께 흐르되

어째서 저만큼 앞서 가노니

흐르는 세월 탓하기보단

아름다운 가을을 되 뇌어 보고

계절과 덩달아 영글게 하려니

가을날은 그렇게 더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