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을 떠나며, 부탄의 거대도시)
부탄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엄청 좋다고 그들이 자랑하는 , hotstonebath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부탄에 온천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안내인은 말은 하지 않지만 자신만만해했다. 여행에 대한 피곤함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영어가이드와 생활하면서 그의 말을 들으려 하고 뜻을 전달하려 조금은 힘이 들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지만, 나름대로는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저런 피로를 풀 겸 해서 호텔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간단한 복장으로 그들을 따라나섰다.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가는 길은 허름한 시골길을 구불구불 지나고 도저히 차가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진흙탕길이다. 그런 길을 또 지나서 도착한 곳은 허름하게만 보이는 큰 건물 옆에 있는 작은 건물이었다. 커다란 건물은 숙소 겸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고, 그 옆에는 엄청난 장작이 쌓여 있으며 안쪽에는 연신 연기가 뿜어 나온다. 남녀가 분리되어 있는 작은 건물 입구로 들어서자, 옷을 입기 위한 탈의실이 있고 한 사람씩 들어갈 만한 나무 상자에 물이 가득 고여 있다. 우리의 사우나와 같이 뜨뜻한 물이 고여 있는 것과 흡사한데, 그들은 이 물을 뜨거운 돌로 데우는 형태이다. 물통의 일부분은 벽으로 막힌 부분의 밖으로 나 있고, 밖에서 돌을 데워 그 안에 뜨거운 돌을 넣어 주는 것이다. 물이 차가우면 나무로 된 벽을 두드리면 밖에서 불로 데운 돌을 더 넣어 준다.
말린 쑥이 둥둥 떠있는 나무통에 누워 사우나를 하는 것이고, 사우나가 끝이 나면 샤워장에서 샤워을 하면 되는데, 샤워장에는 물이 찔찔거리는 관이 허공에 달려 있다. 아이들이 소꿉장난 하는 듯한 사우나 실에(?) 들어가 부탄여행의 피로를 풀어 보고자 모두는 한 칸씩 자리를 차지하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허름해 보이지만 따가운 물에 몸을 담그고 그간의 피로를 풀어보는 것도 이색적이면서 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렇게 시작한 사우나를 하면서 한참의 노닐음 후에 찬물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이것이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부탄식 사우나였다.
사우나를 하고 밖으로 나와 떠들썩하여 건물 뒤에는 젊은 청년들이 장작을 패기도 하고 뜨거운 불을 피우면서 돌을 데우고 있다. 더위에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들은 화사한 웃음을 지으면 열심히 하는 일을 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달랑 우리뿐이니 어쩔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렇게 가까스로 샤워를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하러 들어간 건물은 허름하고 어둠침침한 시골집의 식당을 찾은 기분이다. 몇 명의 종업원이 이상한 나라에서 온 사람을 보는 듯이 바라보고 있고, 우리의 기사가 이것저것을 물어보기도 하며 물을 건네주기도 한다.
한참의 기다림 속에 그들의 전통술인 듯한 것을 따라 주지만 술은 우리의 입맛과 어울리지는 않는다. 이렇게 하여 시작된 저녁 식사는 영 우리의 입맛과 어울리지도 않고, 어둑한 분위기에서 비추어지는 비주얼이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의 고추장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도 이상한지 우리의 고추장을 맛보고는 괜찮다는 사람도 있고, 맵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제공된 야채와 식사가 신통치도 않고, 오랜만에 제공된 돼지고기는 기름이 얼마나 많은지 먹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이렇게 식사를 망설이는 중에 보인 것은 그들의 식탁에 놓인 상추였는데, 모두는 눈이 휘둥그레 해져 상추를 얻어먹기로 했다. 식당 주인이 텃밭에 재배했다는 상추는 우리의 담배상추라고 하는 것과 흡사한 우리의 상추와 같았다. 바람에 날릴 듯 한 밥알을 상추에 간신히 올려놓고 고추장을 발라 먹는 맛은 우리의 입맛을 황홀하게 해 주었다. 이렇게 저녁을 먹으며 바라본 그들의 식탁에서는 우리가 먹는 상추를 아무 소스도 없이 그대로 먹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상추를 날로 그냥 먹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먹어보니 그런대로 먹을 만 하지만, 그렇게 식사를 한다니 문화의 차이를 다시 한번 실감하면서 식당을 나선다.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돌아온 호텔에서는 소주가 곁들여진 간단한 술자리를 마련하고, 그간의 여행에 대한 소감을 나누며 즐거움을 더했다. 친구는 가이드가 건네준 설문지에 기록을 하고, 그간의 여행이 즐겁고도 행복했다는 소감으로 마무리한다. 행복한 나라 부탄에서의 즐거움을 뒤로한 채 들어선 방에는 여전히 떨어지는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내일은 귀국을 하는 날인데 한국에는 얼마나 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을까? 늦게 서야 잠에 들어 곤한 잠은 아침에서야 깨었는데, 화창한 아침이 우리를 맞이해 준다.
부탄에서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한적하기만 하고, 쏟아진 빗줄기가 만들어낸 강물이 흐르는 소리는 경쾌하기만 하다. 길가에는 출근하는 사람들과 등교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고, 허름한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한 공항에는 우리를 싣고 갈 한 대의 비행기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제공항인 부탄의 공항은 그야말로 우리의 지방공항의 몇 분의 일 정도인데, 비행기도 필요한 만큼만 존재하는 듯이 한 대가 달랑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 모두는 신기해했다.
이렇게 들어선 공항에는 몇 명의 사람들만이 오가고 있으며, 보안검사를 하는 사람도 몇 명이 하면서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하는 듯이 보였다. 중간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기에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에 직원이 와서 손수 기록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우리의 짐을 직접 들어주기도 하니 이런 비행장이 또 있을까를 의심하게 한다. 모든 수속을 끝내고 들어선 면세점은 그들의 민속품이 전부이고 오가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다. 비행기가 소형이라 타는 사람 수도 그렇게 많지 않고 입국장도 붐비지 않아 좋기만 하다. 이렇게 하여 탑승한 비행기는 그래도 좌석이 남아 모두는 여유로운 비행기의 분위기에 젖어 행복한 여행의 말미를 장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