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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Feb 05. 2021

거대한 사막, 산페드로 아따까마

(산페드로 아따까마를 가다, 볼리비아에서 칠레 국경으로)

페루와 볼리비아 여행을 마치고, 볼리비아 대평원을 지나 칠레로 향하는 길은 엄청난 인내가 필요했다. 가는 곳곳이 황무지를 이루고 있고 제대로 된 길이 없다. 지프를 타고 칠레의 국경으로 가는 길은 포장은커녕 먼지투성이의 길, 차량이 길을 만들면서 간다고 하는 말이 옳았다. 거친 황무지로 이어지는 국경이었다. 거대한 황무지를 지나 도착한 국경, 허름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사무를 본다. 여행객을 위한 화장실은 생각할 수도 없다. 각자 알아서 해결을 해야 하고, 입국하는 절차도 가이드가 눈치껏 해결한다. 정원이 승차해야 출발하는 버스에 실려 칠레의 도시, 산페드로 아따까마에 도착했다. 우여곡절끝에 국경만 넘은 것이다.


산페드로 아따까마에서 세관검사를 마치고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가 되었다. 사막의 언저리에 위치한 호텔에서의 햇살은 따갑기만 하다. 더위 속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점심때가 되어 아따카마 관광을 위해 시내로 나갔다. 우여곡절 끝에 산페드로 아따까마 근처에 도착해 점심을 해결하고, 아따카마 달의 계곡 투어를 위해 버스 예약을 했다. 16:00이 되어 예약된 투어버스가 도착하고, 다른 팀과 연합으로 투어가 시작되었다. 사막 한가운데로 외로운 아스팔트만이 유일한 길이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달의 계곡 투어를 시작했다.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광경이 눈앞에 나타났다. 달의 계곡이라고 할 만한 광경이다.

여기가 달의 계곡

산 페드로 아따가마의 달의 계곡, 연간 비가 오지 않아 세계적으로 가장 건조한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별의 세계적인 연구기지가 있다고 한다. 안데스 산맥의 지류로서 지난 수백 년 간 비가 오지 않아 어떠한 생명체도 보이지 않는 죽음의 땅이라 불리는 곳이다. 아따까마 시내에서 12km 떨어진 달의 계곡은 3만여 년 전 바다가 올라온 곳으로 하얀 소금이 여기가 바다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프랑스인이 발견하고 화성처럼 생겼다고 하여 달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곳곳에는 눈이 온 것처럼 하얀 소금으로 덮여 있다. 신기한 사막을 또 만나게 된 것이다. 갖가지 거대한 형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얀 눈이 덮인 모양의 허허벌판에 건조한 땅의 특성답게 무시무시한 바람이 불고 있다. 바람을 타고 뿌연 먼지가 관광객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황토색의 엄청난 절벽들은 햇살에 따라 황금빛으로 찬란한 빛을 발한다. 사막에서의 멋진 장관을 연출해 주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 광경에 매료되어 북적거린다. 사막 위에 형성되어 있는 갖가지 형상들은 사람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다. 우유니 소금사막이 평평한 대지라면, 여기는 이곳저곳에서 힘껏 솟아나와 갖가지 형상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계곡과 형상들을 둘러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탄성을 지른다. 멋진 광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르지만 사막의 추위는 대단했다.


사막이 추위는 참기 힘들도록 춥지만 일몰시간의 멋진 광경 때문에 대부분 관광은 일몰이 지나야 끝이 난다. 달의 계곡을 돌아보고 나자 일몰시간이 남았다. 지는 해를 맞이하려 바람 몰아치는 언덕에서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해돋이와 해넘이가 무엇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를 견디고 있다. 하지만 눈 아래 펼쳐지는 기묘한 거대 계곡은 이곳이 지구인가라는 의심을 하게 한다. 역시 '달의 계곡'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하얀 소금이 가득하다.

불어오는 먼지, 북적이는 사람 소리에 지는 해를 기다리던 차, 약삭빠른 상혼은 바람 부는 정상에서도 기지를 발휘한다. 사막의 대단한 추위에 제격인 칵테일을 파는 것이 아닌가? 누가 이런 발상을 했을까? 적당한 술기운을 빌려 기어이 일몰을 보았다. 날씨 때문인지 엄청난 광경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서운한 기분을 안고 산페드로 아따까마를 떠나야 했다. 여행을 하고 귀국 후, 어느 프로에서 산페드로 아따까마의 광경 방영하는 것을 보았다. 여행에서 만나지 못했던 여러 광경을 보면서 사막이 이렇게 신기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기도 했다.  아따가마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시내로 들어오니 수많은 사람들이 작은 마을을 채우고 있다. 사막 언저리에 세워진 작은 도시는 사막의 덕택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인들이 사막을 둘러보고 밤새 북적이기 때문이다.

산페드로 아따까마에서 만난 풍경

산페드로 아따까마 사막에서 조금 떨어진 자그마한 시골도시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보잘것없는 자그마한 시골 동네, 술집이 흥청거리고 갖가지 호객행위가 가득하다. 한 가지 남은 숙제, 아따카마에서의 저녁이다. 식당에 들러 각자 취향에 따라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2km의 길은 한적한 시골길이다. 누구 하나 방해하는 사람도 없는 우리 일행뿐이다. 시원한 바람을 동무삼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는 길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밤이었다. 하늘에 있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컴컴한 밤길을 따라 돌아온다. 쏟아질 듯한 별들이 하늘에 가득하다. 작은 불빛을 따라 지나온 여행길을 반추해 보는 멋진 저녁이다. 남미에 있는 칠레의 산페드로 아따까마 사막에서의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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