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전, Drawing을 시작했다.

(연필 Drawing을 시작하다, 노르웨이 여행 중, 뭉크 박물관)

by 바람마냥

수채화를 한지도 근 10여 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회원들과 어울려 전시회도 하고, 공모전 출품도 해 보았다. 일주일에 세 번씩, 한 번에 두세 시간 정도이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화실에 가는 날이면 열심히 작업을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림에만 전념한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른다. 두어 시간은 훌쩍 지나고 만다. 가끔은 집에서도 연습을 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화실에서 열심히 하는 것을 보면서 그림 그리다 쓰러진다는 농담도 주고받는다.


수채화,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지만 수채화도 어렵다. 그려도, 그려도 어렵다는 생각이다. 물 한 방울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고, 분위기가 달라진다. 물감의 배합에 따라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수채화를 하면서 제일 어려운 일은 물감의 배합이었다. 어떤 물감을 어떤 비율로 그리고 물의 양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 색깔이 변하고 그림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검은색은 검은색인지 알았다. 초록은 초록색인지 알았다.


검은색은 검은색으로의 역할만 있는지 알았다. 색깔의 배합으로 만들어지는 검은색은 다양했다. 검은색이라고 모두 같은 검은색이 아니었다. 모든 색깔을 그렇게 만들어 수채화를 하고 있다. 초록의 빛깔이 배합에 따라 신비함을 보여준다. 물의 양에 따라 신비함은 묘기로 변신한다. 신기한 세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응답이 신기함으로 다가왔다. 언제나 도전은 신기함이 있기에 해 봄직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새로운 도전의 세계는 늘 그랬다. 삶이 도전의 연속이지만, 새로운 영역의 입문은 두려움보다는 신기함이 우선했다. 첫 번째 도전은 하프마라톤이었다. 풀코스가 42.195km이니 그의 반, 21.0975km 약 21.1km이다. 한 번 해 볼까? 내가 할 수 있을까? 여기부터 시작은 고단함을 넘어 신기함을 주었다. 뛸 수 있을까를 망설였던 거리를 뛰고 난 후의 쾌감, 온몸이 땀으로 젖은 후의 짜릿함은 해 본 사람은 안다. 참, 통쾌한 도전이었다. 하프 마라톤을 10여 년 동안 하면서 겨울이 늘 문제였다. 겨울엔 연습을 할 수 없었다. 생각해 낸 것이 체육관이었다. 체육관에서 헬스와 마라톤을 겸해 동계훈련을 한다.


체육관에서의 체력훈련, 고단함과 외로움의 싸움이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체력 운동, 끈질김이 없으면 해 낼 수 없다. 고단함과 지루함을 견디며 서너 달을 무사히 넘겼다. 깜짝 놀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몸이 변하고 있었다. 맹숭맹숭하던 몸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신기한 몸의 변화에 도전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근육운동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마라톤 연습은 신기함을 주었다. 멈추려 해도 멈출 수 없는 평생 운동이 되었다. 아직도 하고 있으니 20여 년을 넘게 하는 운동이다. 감히 할 수 있을까를 망설이다 시작한 도전이다. 무모한 듯한 도전이 끊임없는 재미와 삶의 의미를 주고 있다. 체력 운동을 하고 마라톤을 해야 살아 있음을 감지한다. 도전하는 통쾌함으로 시작한 것이 색소폰이었고 수채화이다.


색소폰을 시작해 동호회원들과 연말 연주회를 아직도 한다. 도레미파의 위치도 모르던 사람, 벌써 11년을 넘게 하고 있다. 하프마라톤을 도전해 얻은 쾌감으로 시작한 것이다. 소리가 시원치 않아 끊임없는 연습을 지하실에서 했다. 추운 날도 마다하지 않은 끝없는 연습으로 통쾌한 소리를 얻었다. 다시 도전은 수채화로 옮겨갔다. 마라톤과 헬스는 밥을 먹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색소폰과 수채화는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다. 무엇에 도전할까 오늘도 생각한다. 다양한 것을 하다 보니 제대로 하는 것이 별로 없다. 프로가 아닌 취미로 사람을 만나고, 즐거움을 찾기 위한 도전이다. 도전은 계속되었다. 도전으로 얻어지는 삶의 의미가 통쾌해서이다.


다시 도전하고, 이겨내고 또 이루어내는 것이 신기했다. 하프마라톤 결승선을 지나며 짜릿한 쾌감을 알았다. 색소폰 연주회를 마치고서의 홀가분함을 맛보았다. 박자를 알기 위해 시작한 드럼은 너무 통쾌했다. 수채화 전시회에 작가라는 이름이 게시되는 맛을 보았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 전국을 누비는 쾌감도 맛보았다. 포항에서 통일전망대까지를 자전거로 달려봤다. 다시 살아감을 정리하기 위해 브런치에 도전했다. 블로그 활동을 잠시 쉬고 시작한 것이다. 모자람을 배우며 열심히 하고 있다.


편리함과 두려움만 갖고 살았다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오늘도 생각해 본다. 무엇에 도전장을 던져볼까?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연필 Drawing이다. 무슨 쾌감을 줄지 궁금하다. 미술에 관련도 없는 사람의 무모함이다. 무슨 묘미가 있을까 궁금해서 시작해 보려 한다. 틀림없는 신기함이 멈출 수 없는 마력을 줄 것이다. 언제나 일거리를 만들며 살아가는 재미를 찾아 쓸데없는 고생이다. 무모한 듯한 도전이 통쾌한 쾌감으로 멋진 삶을 주기도 한다. 두려움과 머뭇거림으로 오늘도 망설이면 평생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서툴지만 도전해 보고, 지루해도 버티다 보면 만날 수 없었던 통쾌한 쾌감과 신기함이 있다. 도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엔 또 무엇에 도전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