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학에 관한 소고

(수학을 배우는 일, 수학이 가득한 멕시코 쿠클간 피라미드)

by 바람마냥

수학,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젓는다. 진저리가 난다 했다. 왜 그렇게 하기 어렵고 하기 싫으냐고 한다. 학부형의 고민은 더 크다. 진학을 위해서 피할 수 없는 단어, '수학'이다. 어떻게 아이들이 수학을 잘할 수 있을까?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된다. 이자를 계산하는 식 중에 '단리법'이라는 것이 있다. 예금을 하고 이자와 원금을 합한 원리합계를 계산하는 과정이다. 처음엔 공식에 따라 계산을 했다. 여러 번 하다 보니 무슨 뜻인가 알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원금에 원금에 대한 이자를 합해 주는 계산식인 것이다. 원금에 이자를 계산해서 더해 주면 되는 것을 한 번에 계산하는 것이었다. 중학교에 진학했다.


초등학교보다는 공부를 더해야 했다. 하지만 시골생활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더구나 수학에 관해 관심을 갖는다든가, 미진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할 수도 없다. 단지 시험 때가 되면 알아서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정도였다. 세월이 흘러 3학년이 되었다. 대충 하던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교별로 입학시험 전쟁이 일어나던 시절이다. 어떻게든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수학이 걸림돌이었다. 어떻게 할까? 1, 2학년 때 수학 공부는 시험을 위한 벼락치기 공부만 했을 뿐이다. 큰 일 났다. 어떻게 할까? 마음을 굳게 먹었다. 수학 공부를 해 보자고.


1, 2학년 수학책을 펼치고 대들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1, 2학년 교과서를 펴고 죽을힘을 다해 공부했다. 어렵던 내용이 마음먹고 시작하니 쉽게 해결되었다. 이젠, 3학년 것을 해야 한다. 첫 단원은 집합에 관한 내용이었고, 두 번째 단원은 인수분해였을 것이다. 거기까지는 해결되었다. 이차 방정식 단원이 되었다. 그런데 궁금했다. 왜 근의 공식을 외워야 하는지가 궁금했다. 수학 선생님께서 근의 공식 설명보다는 공식 외우는 것에 역점을 두셨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외울 수 있을 듯한 생각이 드는 이유이다. 그런데 궁금했다. 왜 외우고 대입만 해야 하는가? 초등학교 시절에 이자 계산하던 생각이 떠 올랐다. 왜 그럴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수학의 시작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숫자를 근의 공식에 대입할 것이 아니었다. 왜 대입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몇 날의 고민 끝에 근의 공식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책상에 앉아 끙끙거리는 중학생이다. 하루 저녁 끙끙거리다 근의 공식을 만들어 냈다. 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참, 통쾌한 쾌거였다. 근의 공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근의 공식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중학교 3학년 학생으로서는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다. 수학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해 볼만한 과목이라는 것이다. 수학은 외우는 과목이 아니었다.


살아가면서 가끔 생각한다. 코치가 가르치고, 선생님이 알려주신다. 열심히 하라며 방법을 알려준다. 무수히 연습하고 노력했다. 얼마 되지 않아 머릿속에서 없어지고 말았다. 깜짝 놀랐다. 그렇게도 알고 있던 내용이 머릿속에서 없어진 것이다. 고기를 낚아주는 것만 받아먹었기 때문이다. 나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기 낚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근의 공식에 대입하는 방법은 고기를 잡아주는 방법이었다. 근의 공식을 이해하도록 해주는 것은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왜'라는 생각으로 고기잡이를 하는 중에야 방법을 터득한다. 고기 잡는 방법을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알려주고 연습을 했어도, 느끼고 깨닫지 못하면 멀어지게 된다. 살아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수학이 주는 잠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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