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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Jul 16. 2021

한 여름의 노래

(여름을 맞이하며, 여름 속에 만난 녹음)

노란 코스모스 이른 여름을 맞이하는 날

하늘도 파란 물감 들여 여름을 노래하고

여름 낮 뻐꾸기도 구슬피 울어 날며

다시 온 한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온 산에 연초록이 가득 흐르다

세월의 흐름 속에 검푸름으로 물이 들 때

뻐꾸기 임 찾아 하늘 속 하나의 점이 되고

무심한 그 초여름은 익을 대로 익어

한 여름 속으로 빠져만 갔다


익어가는 한 여름이 녹음을 삼키며

노란 감나무 꽃 떨구며 열매를 맺어

가지는 힘겨워 긴 팔을 내려놓고

긴 여름 속으로 하나 되었다


살갗으로 전해주는 여름 기운은

지난해 그 여름과 다름이 없는데

세월의 흐름 속에 만난 이 해 여름은

웬일인지 서글픈 기운이 스며

마음속 구름 안에 숨겨버렸다


여름도 몇 밤 자고 나면 지남이 되어

껍질만 남기고 훌쩍 갈지니

동이 트는 여름 아침 더 살갑고

서쪽으로 지는 해 더 정다워

다시 온 그 여름 흔쾌히 맞이하면서

임 찾아 훌쩍이는 뻐꾸기처럼

성스런 이 여름과 동무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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