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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Feb 26. 2022

사진 속 진실을 그들은 언제나 알수 있을까?

(우연히 만난 사진 두장)

TV 화면에 두 개의 사진이 등장했다. TV 채널을 돌리던 중에 만난 장면이다. 하나는 구두 신은 발이 의자 위에 올려져 있다. 다른 한 사진은 회식자리인 듯한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다. 범상치 않은 두 사진, 당연히 지탄받아야 하는 사진들이다. 첫 번째 사진, 부득이 의자에 발을 올리려면 구두를 벗었어야 했다. 두 번째 사진, 요즈음 회식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구의 설명도 필요 없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사진 두장이다. 그런데 여기에 길고도 긴 사족들이 붙여진다. 번듯한 외모에 그럴듯한 차림을 한 사람들이다. 방송에 나와 토론을 하려는 유명한(?) 정치인들인가 보다.


언제나 기분부터 상하게 하는 정치인이다. 왜 정치인들을 싫어할까? 뭔지는 모르지만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나라를 살리고 국민을 보살핀다는 많은 정치인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국민을 보살피고, 나라를 위해 일을 했단 말인가? 물론 성실하고 국가에 필요한 정치인들도 있지만, 자기들 이익과 그들의 울타리를 치기 바쁜 인간들이 수없이 많다.  친구는 말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과는 상대도 하지 말란다. 사람 같지 않게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단다. 고개를 끄떡이고 말았다. 두 정치인들이 두 사진을 놓고 말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방송국에선 두 사람의 말싸움이 재미있는가 보다. 언제나 하는 싸움을 오늘도 붙여 놓았으니 말이다. 


TV를 잘 보지 않지만, 정치에 관한 프로는 더 관심이 없다. 언제나 그 소리가 그 소리인 듯해서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 상대방을 쓰러트리기 위한 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변함은 없다. 두 장면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말을 시작한다.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거듭한다. 토론한다는 사람들이 상대방의 의견에 는 관심이 없다. 어찌 됐든 자기편을 옹호하려는 자세다. 순식간에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알게 한다. 사진의 중요한 본질은 외면하고, 사진 속에 있는 사람만 감싸고 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의도는 전혀 없다. 적당한 핑계와 논리가 필요한 설명이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다. 


구두 신은 발을 올려놓은 사진을 설명한다.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발을 올렸단다. 의자는 사용 후에 청소를 해서 반납할 예정이란다. 참,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정치인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경련이 일어났든지 아니면 옆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구두를 신은 채로 발을 올렸다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 사람이 앉는 의자에 구두를 신은 발이 올려져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부득이 발을 올려야 했다면 구두를 벗고 발을 올려야 했다는 것이다. 상식도 아닌 것을 두고 설명하는 것이 꽤 불편하다. 신을 신고 올린 발은 잘못됐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패널들은 그것을 몰랐을까? 구두 신은 발을 의자에 올린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몰랐을까? 


회식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진, 오래 전의 사진이란다. 신발을 신고 의자에 올린 사진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란다. 물론 오래전엔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담배를 피운 때도 있었다.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담배를 피우기도 했었다. 이젠, 거리에서도 또는 어떤 공공장소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하지만, 담배를 피운 사진은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아님이 확실하다. 답답해도 너무 답답하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진의 요점이 무엇인지 몰랐을까? 오래되고, 아니고 아니다. 그들만의 용어 물타기고, 아니고도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담배를 피운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고, 아니고도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담배를 피운 것은 잘 못 됐다고 하면 되는 것이었다. 설명하는 패널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


국가의 수장을 뽑는 선거철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옹호하기 위한 설명뿐이다. 사진을 보고 설명하는 사람들도 가슴은 답답할 것이다. 왜 이런 짓을 해서 곤욕을 치르게 하는지 말이다. 정치인들도 사람이니 어떤 것이 잘못이고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를 당연히 알고 있다. 누구도 알 수 있는 일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 무엇이 가로막고 있기에 잘 못 됐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일까? 잘못되었다고 하면 자기편이 불리할 것 같아서일까? 아니면 국민들이 그렇게 설명해도 이해하리라 믿고 있어서 일까? 설명하는 정치인의 마음도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해 본다. 토론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무엇이 가리고 있을까? 언제 상식이 우선하는 정치인들의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어지러운 세월이 어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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