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추억, 부석사의 가을)
가을의 노래는
낮게 드리운 구름이다
부석사 절집에 올라 바라 본
소백산에 앉은 깊고도 푸근한 구름이다
가을의 노래는
창가에 추적대는 빗소리다
가늘고도 여린 빗줄기가
가슴을 적시어 추억 우려내는
허전한 밤 창가에 찾은 빗소리다
가을에 들리는 노래는
가슴 저미는 파도소리다
아련한 저 깊은 바다을 훑어
잔잔한 물결을 소스라치게 해
영혼마져 잃게하는 파도소리이다
가을에 들리는 노래소리는
가슴을 멍하게 하는 시 구절아다
잊있던 아름다운 사랑 끄집어 내고
빛 바랜 추억 들춰 내 주어
가을밤 지새게 하는 그런 시 구절이다
가을의 그 노래는
너무나 사랑하는 오랜 친구이다
이 가을에 만난 가을노래는
소백산 자락 하얀 구름에 앉아
지나간 그리움 친구 삼고
아름다운 사랑과 술 한 잔 하며
성스런 이 가을과 하나가 되는
가을은 낮게 드리운 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