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끝자락)
홀로 남은 달력 한 장이
문틈으로 숨어든 바람 따라
흐느껴 우는 그대 모습은
보내기 싫은 님 보내며
눈물 훔치는 내 모습이어서
아쉽고도 서러운 12월이었다.
가슴에 저린 사연 안겨주고
휑하니 떠나려는 12월이기에
절절한 사연 그리워
보내주기 싫은 12월은
나 두고 홀연히 길 떠나는 내님 같아
보내기 서러운 12월이다.
나무 끝에 덜렁 달린 새 한 마리
님 찾아 목 늘여 두리번거릴 때
휑하니 찾아온 겨울바람이
12월 끝자락 귀엣말로 전해주니
저린 사연들 깊고 깊은 가슴에 묻고
남은 사연은 들녘 찬바람에 실어 내며
12월 끝자락을 놓아줘야겠다.
언제나 보내기 아쉬워
놓아주기 싫은 12월이었다
그득하던 들녘엔 찬 바람 찾아오고
가끔씩 들려오던 산새소리도
허공을 맴돌다 허허로이 흩어질 때
그리운 님 모습 절절히 모아
아쉬운 구석마다 덧칠하려 해도
하얀 도화지에 색깔만 뒤엉키는 12월 끝자락
서러운 님마냥 그예 간다 하니
달랑 남은 그 12월을, 그냥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