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마냥 Dec 30. 2023

아쉬운 님, 12월을 보내며

(12월의 끝자락)

홀로 남은 달력 한 장이

문틈으로 숨어든 바람 따라

흐느껴 우는 그대 모습은

보내기 싫은 님 보내며

눈물 훔치는 내 모습이어서

아쉽고도 서러운 12월이었다.


가슴에 저린 사연 안겨주고

휑하니 떠나려는 12월이기에

절절한 사연 그리워

보내주기 싫은 12월은

나 두고 홀연히 길 떠나는 내님 같아

보내기 서러운 12월이다.


나무 끝에 덜렁 달린 새 한 마리

님 찾아 목 늘여 두리번거릴 때

휑하니 찾아온 겨울바람이

12월 끝자락 귀엣말로 전해주니

저린 사연들 깊고 깊은 가슴에 묻고

남은 사연은 들녘 찬바람에 실어 내며

12월 끝자락을 놓아줘야겠다.


언제나 보내기 아쉬워

놓아주기 싫은 12월이었다


그득하던 들녘엔 찬 바람 찾아오고

가끔씩 들려오던 산새소리도

허공을 맴돌다 허허로이 흩어질 때

그리운 님 모습 절절히 모아

아쉬운 구석마다 덧칠하려 해도

하얀 도화지에 색깔만 뒤엉키는 12월 끝자락

서러운 님마냥 그예 간다 하니

달랑 남은 그 12월을, 그냥 보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과 말속에 저물어 가는 연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