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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Jan 08. 2024

새해가 오리라는 건

(새해 아침에)

붉은빛 단풍 들고

진빨강 코스모스 필 때쯤

모퉁이 돌아가는 세월

부는 바람이 꽁무니 잡으려 해도

어림없다는 것 알아 채린 후

새해가 오리라는 건

나는 벌써 그때 알았다


빨간 고추잠자리

세월이 가는 줄도 모르며

푸른 하늘 위서 뱅뱅 노닐 때

모퉁이 돌아가는 세월 서러워

어기적거리는 가을을 보고도

새해가 빨리 오리라는 건

나는 벌써 알았었다


꽁꽁 언 얼음 밑에

맑은 물 흐르며

서둘러 봄노래 부르고

세월 이겨낸 성스런 갈대 잎

서로 몸 비비며 노래할 때도

이미 새해가 올 줄을 알고 있었다


휑한 벌판에 찬 바람 불고

그 바람 타고 눈보라 날릴 때

봄은 서서히 다가오며

대지에 숨을 불어넣으리니


새해는 서서히 다가와

붉은 단풍

빨간 고추잠자리

세월을 이겨낸 갈대 잎

그리고 그 세월을 한데 엮어

오래 전의 추억 속으로 보내고

성스런 새해는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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