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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감사한 몸뚱이, 오늘도 깨우며 살아간다.

(아침의 생각)

by 바람마냥

무더운 여름철,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도 몸은 불편하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고, 시원함만 찾아갈 수는 없는 하루다. 나른한 몸을 뉘이면 몸은 점점 움직이기 싫어진다. 어떻게 해야 할까? 웬만하면 운동과 일을 하면서 쉴틈을 주지 않는다. 오래 전의 어머님의 말씀이 생각 나서다. 일을 해야 아프지 않다는 말. 사실일까?


오랜만에 동해안 바다구경을 다녀왔다. 더운 여름도 잊고,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다. 서둘러 찾아간 동해안은 피서할 곳이 아닌 무더운 곳이었다. 열대야로 인해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고단한 여행이었다. 서둘러 찾아온 골짜기, 여름은 잔디밭을 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아내와 함께 70여 평의 잔디밭 잡초를 뽑고, 서둘러 잔디밭을 말끔히 깎았다. 잔디밭은 산뜻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루 종일 운전을 했고, 집에 도착해 늦게까지 일을 했다. 몸은 고단했다.


저녁을 해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일어난 아침, 감사한 아침이다. 그토록 고단했던 몸이 잠을 자고 일어나자 되살아 난 것이다. 몸을 비틀어 놓은 듯이 고단했지만 하룻밤 사이 힘을 얻고 돌아온 것이다. 아, 아직은 쓸만한 몸인가 보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얼른 일어나 뜰로 나섰다. 잡초를 뽑고 잔디밭을 깎은 뒷정리를 하기 위해서다. 아직은 쓸만한 몸임을 확인한 고희의 청춘, 오늘도 살아내는 힘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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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함과 아픈 허리를 잊고 일을 했다. 일을 해야 아프지 않다는 말, 얼마 전에 이웃에게 들은 소리다. 오래전에 어머님이 하시던 말씀을 이웃이 되뇌는 것이 아닌가? 정말 일을 해야 아프지 않을까? 고단한 몸으로 일을 하면서 피곤함을 잊은 것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이 고단함을 넘어선 것이다.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픔을 넘는 일의 무게가 아픔도 잊게 한 것이었다. 일을 해야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이 아픔을 잊게 한 것이었다. 몸은 서둘러 이곳저곳이 욱신거린다. 고희의 늙음은 쉽지 않은 노동이었나 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증세를 알려주는 현명한 몸이다.


이제야 숨을 돌리며 주말여행의 줄거리를 되뇌어 본다. 춘천의 닭갈비집을 찾았고,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을 돌아보았다. 고즈넉한 미술관에 비가 내렸다. 조금은 아쉬움도 있었던 미술관, 활짝 핀 능소화가 맞이해 주었다. 인제 용대리와 미시령고개를 넘어 속초 중앙시장에서의 인간들의 먹거리 여행을 맛보았으며, 저녁에 소주에 회 한 첨이 떠오른다. 동해안 길을 굽이굽이 지나 종일토록 운전을 하고, 골짜기에 돌아와 늦게까지 일을 했다. 조금은 쓸만한 고희를 넘긴 몸, 더 돌보고 손질해야 한다. 서둘러 체육관으로 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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