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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설픈일상 Feb 10. 2023

우리딸 별명은 5184

엄마 아빠는 별명 제조기

5184. 태어난지 160일이 지나고 있는 우리 딸에게 붙여진 또다른 별명이다.

  

  땡큐라는 태명을 시작으로 조리원에서부터 잘 웃고 말도 잘 듣는다며 조리원 선생님들에게는 해피땡큐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딸은 집에 와서도 여전히 여러가지 별명으로 불려질 때가 많다.


  딸의 조그마한 행동하나에도 특징을 잡아 별명을 지어내는 엄마와 아빠덕?!이라고 해야할까 이름 못지 않게 많이 불리는 별명들은 아직 너무 어린 딸에게는 이해불가의 영역이겠지만 엄마 아빠에게는 너무나 행복함을 안겨주고 있다.


  연남동 할머니댁에만 가면 큰 볼일을 본다며 연남동 똥쟁이 연남똥, 자고 일어나면 어찌나 귀엽게 얼굴이 찌그러져 있는지 찌부짜부진, 몸은 또 얼마나 베베 꼬는지 고위스트, 엄마한테만 안겨있으면 매미같다며 고매미, 요즘은 부쩍 소리나는 장난감들에 관심이 많아 꼼지락 꼼지락 거린다며 고꼼지락, 조금씩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입에 들어가곤 하는데 특히나 바닥에 엎드려 바닥이나 매트를 츄압츄압 먹는다고해서 고춉춉


  너무나 예쁘게 커가는 딸의 하루하루가 이렇게 별명으로 채워고 있던 이때 딸이 2차 영유아 검사를 다녀왔다. 다행히 큰 문제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의견과 키, 몸무게, 머리둘레 등을 측정해 왔다. 키는 64cm 몸무게는 7.8kg 머리둘레는 40.5cm 이렇게만 보면 단순 수치만 확인이 되지만 결과 옆에 또다른 숫자들과 그래프가 나타나 있었다.

  각 항목별로 또래 아이들과의 사이에서 성장이 어느정도인지 백분위 표기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키는 100에서 51, 몸무게는 100에서 84, 머리둘레는 100에서 22 또래들에 비해 키는 중간, 몸무게는 많이 나가고 머리는 작은 아이로 측정된 결과였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 딸 돼지네'라고 했더니 아내는 그래도 뱃속에 있을때는 90번째였는데 오히려 빠진 꼴이라며 우리 딸 강제 다이어트 되었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곤 무언가 또 별명을 짓고 싶던 찰나 키와 몸무게의 백분위 51, 84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곤 5184라고 불러보니 왠지 모르게 부르기 쉽고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 딸에게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5184라는 또다른 별명이 추가되었다.


   딸 엄마 아빠가 우리 딸이 모른다고 자꾸 별명짓고놀리려고 하는 것 같아도 그게 아니고 네가 커가는 과정 모든게 하나하나 너무나 신기하고 소중하고 아쉽고 사랑해서 그런거야 그러니까 딸이 이해해주길 바랄게. 나중에 네가 커서도 아빠는 5184라는 너무나 쏙 맘에드는 너의 별명을 잊진 못할 것 같다^^

  그럼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렴. 우리 딸 너무너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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