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는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에요.
-스타벅스에서 만난 짜증맨.
작년 여름 참새 방앗간처럼 갔었던, 버스 타고 가야 하는 집에서 조금 먼 곳의 스타벅스에 오랜만에 왔다.
기다란 창을 마주하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문득 생각난 지인에게 안부문자를 보내기도, 어떤 주제의 글을 써볼까 이야기를 구상하기도 하면서 작년 여름처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책을 읽고 있진 않지만 '책 읽을 때 듣기 좋은 음악'을 들으며 샌드위치 두 조각을 순식간에 없애버렸다.
느긋하고 고상하게 샌드위치 먹어 치우는 데에 이만한 음악이 없다.
대부분의 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내게 음악 사이사이 들리는 주변 사람들의 대화 소리는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에이 ㅆㅂ!!"
접시에 포크 혹은 나이프를 집어던지는 듯한 '쨍그랑' 소리와 거친 단어들을 내뱉는 아저씨 목소리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을 뚫고 내 귀에 들어왔다.
같은 층에 있던 주변 사람들도 울려 퍼지는 기분 나쁜 소음에 고개 돌려 아저씨를 쳐다보았다.
2인용 낮은 테이블보다 조금 높은 책상용 긴 테이블에 앉아있던 나의 눈에 아저씨가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 화면이 보였다.
휴대폰엔 문자 창이 켜져 있었고 본인이 원치 않은 어떤 내용의 문자를 확인한 듯했다.
이내 휴대폰을 테이블이 집어던지며 얼마 남지 않아 보이는 머리카락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왜 저래" 라며 마저 본인들의 대화를 이어가는 옆에 앉은 연인과는 반대로 내 감정은 깨져버렸다.
콩닥콩닥.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 아저씨가 언제 또 기분 나쁜 소음을 연발할지 몰라 괜히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혹여 기분 나쁜 소음에 그치지 않고 우발적 행동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또 시작된 '사서 걱정' 타임.
"아이씨! 진짜!"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내 예상대로 그 아저씨는 또다시 휴대폰을 쳐다보며 불만을 쏟아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음악 볼륨을 높였다.
그 아저씨에게 향해 있던 온 신경을 다시 내쪽으로 끄집고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책을 읽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 5곡 정도 지난 후였다.
누군가와 함께인 사람들은 그다지 그 아저씨를 신경 쓰지 않아 보인다.
혼자 온 나만 괜한 해코지를 상상하며 신경 쓰고 있을 뿐이다.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이럴 땐 혼자인 게 싫다.
카페에서 금연을 안내하자 커피잔 던지며 진상 부린 중년남성 영상이 생각났다.
아무 잘못 없이 당하고 있던 카페 직원에게 그 일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기를 바랐다.
여러 명이 함께인 공간에선 격앙된 자극적인 언사와 행동을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그저 정해진 대로 일을 할 뿐이고,
누군가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즐거운 수다를 떨 뿐이고,
누군가는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뿐인,
여러 가지의 일들이 벌어지는 이곳에서 내 것이 아닌 짜증과 신경질까지 공유하고 싶지 않다.
내 짜증과 신경질을 억누르고 다스리며 사는 것도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