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딸 말을 무시한다.
-차라리 밥을 먹어, 엄마.
"저녁을 안 먹었는데도 살이 왜 이렇게 찌지?"
"정말 아무것도 안 먹었어? 배 안 고파?"
"7시에 시루떡 한 팩이랑 오징어 구워 먹었어."
"뱃살 좀 봐. 어휴, 저녁 안 먹었는데도 이만큼이야."
"6시 전에만 먹음 살 빠진다는데, 먹어. 건강 상 해."
"아까 등심 구워서 김치랑 먹었어. 밥은 안 먹고."
"이제 다이어트할 거니까, 집에 뭐 사들고 오지 마."
"나 먹으려고 사 오는 건데, 엄마가 다 먹잖아."
"안 사 오면 안 먹으니까. 사 오지 마."
"오늘 저녁은 감자 5알만 먹고 굶어야지."
"엄마, 감자 5알 먹어놓고 굶는다는 표현이 맞아?"
"이거라도 안 먹음 힘없어서 안 돼."
"엄마, 저녁을 안 먹은 게 아니라 떡, 오징어 먹었네."
"밥은 안 먹었잖아."
"떡도 탄수화물이야, 밥이랑 같아."
"......."
"엄마, 등심만 먹던가, 김치 나트륨 함량 꽤 될 걸?"
"아무튼 밥은 안 먹었어."
"짠 것도 살찌는데... 차라리 밥도 먹지..."
"......"
"나 먹으려고 사 오는 거니까 엄마가 안 먹음 되잖아."
"눈에 보이면 먹고 싶어."
"내 방에 놔둔 것도 다 찾아내서 먹잖아!"
"......"
"엄마, 감자도 탄수화물이라 많이 먹음 살쪄.
그냥 밥을 든든히 먹는 게 낫지 않아?"
"감자가 무슨 살이 쪄!!"
엄마에게 '저녁(식사)'는 과연 무엇일까?
밥만 안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냐는 엄마는,
밤마다 그렇게 허기질 거면 차라리 밥을 먹으라는
딸 말을 죽어도 듣지 않는다.
엄마,
맨날 나보고 누구 닮아 고집이 이리 쎄냐고 묻는데,
지금 보니 나 완전 엄마 판박이야.
이 사실도 엄마는 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