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육아 일기

아이 재우기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by QO

듀니를 재우는 건 늘 아내의 몫이었다. 신생아 모유수유 때부터 늘 엄마와 함께 해왔고 자연스럽게 엄마 가슴을 만지며 밤잠을 잤다. 평소에도 엄마 껌딱지가 되어 아빠보다는 늘 엄마를 찾았다. ​


그렇게 아내는 아이를 계속 재웠다. 그러다 내 말이 불러일으킨 폭풍 같은 사건을 계기로 아내는 대폭발을 하고 나에게 아이를 재우라고 하며 본인은 저녁식사 이후의 시간을 본인 작업하는 데 쏟겠다고 선언한다. ​


평소처럼 아이는 잠자기 전에 엄마를 찾았다. 내가 낮잠을 재운 적은 있지만 낮잠이 그렇듯 아이가 지쳐 잠드는 것이기에 밤잠보다는 수월하다. 하지만 밤잠은 자기 싫은 아이를 재워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아이는 울고불고 엄마가 있는 방문을 두드리며 “엄마! 엄마!”를 애타게 외친다. 난 아이에게 “엄마는 방에서 그림 그려, 그림 그리고 조금 있다가 올 거야!”, “듀니랑 아빠랑 먼저 자고 있으면 엄마 올 거야!” 이 말을 고장 난 라디오처럼 계속 반복했다. 열리지 않는 문에 아이는 결국 포기하고 울며 나에게 안긴다. 난 아이를 달래주며 세상에서 가장 달달하게 한번 더 “아빠랑 듀니랑 자고 있으면 엄마가 금방 올 거야! 걱정하지 마!”라고 안심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아이는 더 이상 울지 않고 내 품에 안겨 감정을 추스른다. 우리는 같이 침실로 갔다. “듀니야 누워”하니까 바로 내 팔을 밑에 놓고 그 위로 눕는다. 이런 날이 오더니 난 속으로 감동하며 아이를 조심스럽게 안으며 잠들었다. 누가 먼저 잠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듀니는 내 옆에서 잘 자고 있었다.

그 이후로 아이는 밤잠을 아빠와 자는 것에 점점 익숙해졌다. 첫날처럼 엄마를 찾고 울고불고하는 횟수가 줄더니 이젠 잠들기 전에 엄마와 굳나잇 뽀뽀를 주고받으며 웃으며 인사를 하며 편하게 헤어진다. 아내는 자기 시간을 온전히 작업에 쓸 수 있어 만족하고 나도 아이와 더 친밀해져서 뿌듯하다.

약간의 부작용이라면 예전엔 뭐든지 엄마만 찾던 듀니가 사소한 것도 아빠를 찾으며 이젠 아빠 껌딱지가 되어 “아빠! 아빠!”하며 나만 찾는다는 것이다. 너무너무 행복한데, 너무너무 피곤하다. 듀니가 아내만 따르고 나에게 안기지 않을 때, 아내가 부러웠다. 아이가 나에겐 안 오고 오로지 아내에게만 계속 치댈 때, 그 모습을 보며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었구나!’라며 속으로 부러워하며 아내가 피곤해하는 모습에 전혀 공감을 못했다. 이젠 나에게만 치대는 아이를 보며, 아내가 나에게 말한다. “좋지 않아?” 아!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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