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문
패터슨 (Paterson, 2016)
감독: 짐 자무쉬 (Jim Jarmusch, 1953년 1월 22일생)
배우: 아담 드라이버(adam Driver), 골쉬프테 파라하니(Golshifteh Farahani), 나가세 마사토시
감독은 영화를 가지고 시를 쓰고 싶었을까? 마지막에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소절(The line)뿐이었다. 영화는 2시간이었지만, 마지막 15분만 기억에 남는다. 마치 영화의 나머지는 영화 속에 없어도 되는 것처럼. 영화의 나머지는 흘러간 노래이고, 주인공이 키우는 개가 찢어놓은 비밀노트와 같다. 주인공의 반복되는 일상에 슬슬 지루해지고 눈이 감기려고 할 때, 갑자기 일본인 시인이 나타난다. 그는 “아하!” 감탄사 한 마디를 던지고 사라진다. 그리고 남은 한 소절. “Would you rather be a fish? 차라리 물고기가 될래?” 한 주가 지나고 다시 월요일이다. 패터슨은 변함없이 아침을 먹고 버스를 운전하고 시를 쓸 것이다.
‘시’를 소재로 하는 영화는 난해한 경향이 있다. 아마도 ‘시’ 자체가, 또 ‘시인’의 감각이 낯설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어렵게 흘러갔다. 도대체 말하려고 하는 게 뭔지 애매모호하다. 그럼에도 영화는 좋았다. 한 편의 시를 읽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에, 시에,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 느낌을 갖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다. 난 영화를 보고, 우리 모두 시인이 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