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12일 새벽 4시 48분 풍경
엷은 안갯속에 고요히 불빛들이 사이좋게 빛나고 있다. 멋있어하기 좋아하는... 폼 잡기 좋아하는 나...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은 엷은 안갯속 하나의 불빛이라고... 저마다의 공간에서 저마다의 불빛을 비추며 살아간다. 그 불빛은 다른 불빛과 어울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어떠한 곳은 같은 불빛만 있어 폐쇄성과 낯선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가 모르고 있는 불빛이 얼마든지 있다는 듯이 소곤거린다.
이 세상은 하나의 풍경화이다. 우리는 그 풍경화 속의 나무 한 그루 아니, 돌 하나쯤일 것이다. 돌이라고 별 볼일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돌이 없다면 그 풍경은 생명을 잃을 것이다. 풍경화 속에서 모든 것은 동등한다.
너무 진부한 이야기인가?
요즘 들어 삶이란 건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보기에 역겹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삶도...
우리가 보기에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삶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떠한 삶도... 모두 아름답다.
여전히 변함없는 내 삶도 아름답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