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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O Sep 18. 2022

사고

쿵!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

 이번 주에 자동차 사고가 있었다.


창고에서 회사 차량을 타고 후진하다 명백한 운전 부주의로 창고 건물을 들이박았다. 쿵! 사고는 한순간이다. 그땐 무슨 생각이었는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기억은 왜곡되고 망각 속에 묻힌다. 비현실적인 현실. 사고 직후 도저히 믿기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도 일단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자동차 후미등 부분이 깨지고 파편이 땅바닥에 놔뒹굴렀다. 창고 측면 기둥 부분이 움푹 찌그러졌다. 망연자실 한동안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회사엔 바로 보고를 했다. 경위서와 시말서를 쓰고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모두 했다. 앞으로 후속조치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진 모르겠다. 이번 사건은 결국 수습되고 마무리가 되겠지만 내 직장생활과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난 회사를 그만둘 마음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어쩌면 아내의 말처럼 ‘그만두고 싶은 무의식이 행동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왜냐면 회사를 다니기 싫어하는 마음 또한 부정할 수 없기에.. 정말 그렇다면 난 내 몸을 다치게 하면서까지 직장을 그만둘 이유를 만든 것이다. 대단히 위험하고 무섭다. 우울증이란 것은 내 마음이 내 신체를 공격하는 질병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설마 우울증 초기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왜냐면 회사에서 인간관계 역시 최악을 넘어서 무관심으로 대처하고 있기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번엔 잘해보려 했는데 또 여기까지인가?’ 불안과 함께 일어나지도 않은 일까지 생각하게 된다.


고로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사고는 일어났고 이것은 사실이다. 여기까지다. 왜 일어났는지 우연이든 뭐든 답도 없는 물음에 깊게 생각할 필요 없다. 나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그저 내버려 두자. 어떻게든 되겠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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