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줄 알았습니다.
당구장엘 갔습니다.
문을 여니, 뿌연 담배 연기가
스모그처럼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가 물었습니다.
당구는 얼마나 치니?
난 답했습니다.
‘한 50 아니 한 80’
아! 몰라 100 정도요.
그는 200, 나는 100
그렇게 당구를 쳤습니다.
그리고 졌습니다. 게임비는 나의 몫.
그가 또 물었습니다.
난 250 놓고, 넌 100 놓고, 어때?
난 답했습니다.
콜!
이젠 이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졌습니다. 게임비는 나의 몫,
그가 또 물었습니다.
난 300 놓고, 넌 100 놓고, 어때?
난 답했습니다.
콜!
이번엔 이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졌습니다. 게임비는 나의 몫,
그가 또 물었습니다.
난 한 손으로 치고 150, 넌 100 놓고, 어때?
난 답했습니다.
콜!
정말 이길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또 졌습니다. 게임비는 나의 몫,
담배 연기를 가득 머금은 구슬들이
처량해 보이는 건
텅 빈 지갑 때문만은 아니겠지요!
녹색 테이블 위엔 아직도..
흰 구슬, 노란 구슬, 빨간 구슬
말없이 놓여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의 추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