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봉주 변호사 Jun 17. 2022

영화 <블루 재스민> 리뷰 (1)

영화 줄거리와 리뷰

*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영화 구성


영화는 주인공 재스민이 뉴욕 상위 1% 부자에서 빈털터리가 되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동생 진저한테 비행기를 타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현재 재스민은 폭삭 망했는데 과거에 굉장한 부자였다는 사실을 중간중간 회상신을 통해서 알려준다. 이런 구성 덕분에, 영화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서민적인 모습과 과거 뉴욕에서의 상류층의 모습을 계속대비해서 보여주는데, 이것은 재스민이 처한 현재의 현실이 직전이나 직후 장면에서 얼마나 부자였는지 보여줌으로써 더욱 처량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2. 영화 줄거리와 리뷰


가. 먼저 이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이다. 우디 앨런 감독은, ‘우디 앨런 특유의 영화’ 이런 표현이 가능할 정도로 작품에 감독의 특색이 존재하는데, 나한테 우디 앨런 영화란, 일단 대사가 좀 많고, 주인공이 어딘가 괴짜스럽다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일부러 골라서 본 것은 아니지만,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꽤 봤어도 엄청나게 인상 깊지 않았는데, 블루 재스민을 보고 우디 앨런 감독을 다시 보게 됐고, 그 후에는 영화를 고를 때 믿고 보는 감독이 되었다. 그만큼 이 영화는 ‘취향이 맞다는 전제 하에’ 여운이 굉장히 많이 남는 작품이다. 



나. 영화 줄거리를 살펴보면, 재스민은 대학도 졸업하기 전에 사업가 할과 사랑에 빠져서 학업도 마치지 않고 결혼을 한 후 뉴욕에서 정말 상위 1%만 누릴 수 있는 삶을 산다. 그 후 재스민은 할의 불륜을 알게 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할은 사기죄로 교도소에 수감되는데 교도소에서 자살을 하며, 빈털터리가 된 재스민은 학위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재스민이 잘 나가던 시절에는 무시했던 여동생 진저가 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 가게 된 것이다. 진저네 집에서 진저와 진저의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과 함께 살게 된 재스민은 진저의 현재 남자 친구 칠리도 무시하고 여전히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재스민은 원하지 않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치과에 접수원으로 취직을 하는데 치과의사의 치근덕거림에 병원을 관두고, 컴퓨터 수업에서 만난 친구의 초대로 파티에 갔다가 외교관 드와이트를 만난다. 재스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남자를 드디어 찾았다면서 기뻐하고 드와이트와 가까워지는데, 드와이트에게 자신의 신상과 관련하여 전남편의 직업, 자녀 유무, 현재 직업 등에 대해서 거짓말을 한다. 그 후 재스민은 드와이트와 결혼을 약속하고 드디어 예전의 화려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들뜨게 되지만 드와이트가 재스민의 거짓말을 알게 되면서 드와이트와의 결혼은 무산된다. 진저는 칠리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가 다시 칠리는 만나고 원래부터 칠리를 못마땅해했던 재스민은 두 사람의 재결합에 대해서 면전에서 비난을 한 후 드와이트와 결혼할 거라는 허언을 한 뒤 집을 나서고 어느 벤치에 앉아서 습관처럼 잘 나가던 자신의 과거를 또 회상하면서 중얼거린다. 그리고 재스민의 멍한 눈빛과 중얼거림을 보여주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회한’이다. 회한의 사전적 의미가 ‘뉘우치고 한탄함’인데, 이 영화에서는 한탄에 방점이 있다. 재스민의 인생이 극과 극으로 바뀐 이유는 당연히 할의 사업이 몰락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할의 사업이 사기였다는 사실이 FBI한테 발각되어 할이 체포된 것이 재스민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이다. 재스민의 인생에는 할이 전부였는데, 이것은 할에 대한 애정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물질적인 것을 포함해서다. 재스민은 할이 정말 어마 무시하게 돈이 많고 돈도 잘 번다는 사실을 알고 대학 졸업장도 따지 않고 할과 결혼하기 위해서 자퇴를 해버린다. 재스민한테 학위란 성공한(성공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남자를 만나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할과 결혼해서 화려해도 너무나 화려한 삶을 사는 재스민의 생활은 파티와 명품 쇼핑 등으로 가득 채워진 삶이다. 재스민이 화려한 삶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할이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재스민 역시 그 사실을 모르지 않는데도, 재스민은 할의 사업이 사기라는 사실을 직접 FBI에 고발하고 그 후 재스민의 삶은 현재의 삶으로 바뀐 것이다. 즉, 재스민의 회한은 바로 자신의 몰락을 스스로 초래했다는 점에 있다. 

라. 


그렇다면 재스민은 왜 자폭했을까... (이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