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35mm, 그 순간의 찰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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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봉수

한 달 정도밖에 안 되는 시간으로 보면 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카테고리를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나의 생각에서부터 공간 그리고 일상까지도 나름 그 목적과 함께 풍부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하나가 빠진 것 같아 (아마 몇 개가 더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금요일의 힘을 조금은 빌어 글을 쓰기로 했다.


"Film Camera and the classic colors of 35mm"


거창하게 제목을 달았지만, 여행을 하면서 담은 나의 필름 카메라 사진들이 그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 색감을 참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눈에 비치는 다양한 색감들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다채롭게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고민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색감을 담는 매개체인 사진기에 관심이 갔고 남대문 시장에서 DSLR을 구매하면서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시작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디지털 장비로는 아무래도 이런 자연스러운 색감을 담지도 그리고 느끼지도 못하는 그런 한계를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이건 무엇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인 나의 스킬과 센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세상에는 단렌즈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건 카메라가 가지는 색감의 차이, 그에 대한 목마름이라고 생각을 한다.


"빛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런 사진을 담아보고 싶다. 내가 누르는 셔터가 빛에 도달되는 그 찰나의 순간을 가득하게 담아내기 위한 기다림도 물론 좋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이 어떻게 담겼는지, 어떻게 노출이 됐는지 시간을 들여 확인하고 싶다. 이런 클래식함이 아직은 디지털보다는 좋은 것 같다.


이런 마음에 필름 카메라를 구입했다. 미놀타 (Minolta)와 아그파 (Agfa 35mm)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오키나와 ; Okinawa] Minolta + Agfa 35mm negative film

[a. 오키나와 공항에서의 구름, 열대성 기후를 가진 곳이어서 그런가 구름이 굉장히 높았다. 습습한 습기는 덤으로 찾아왔다. 정말로 너무나 더웠다.]

[b. 도심지로 가는 전철, 무인이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그 대비를 주기에 너무 좋아서 나름 실험적으로 사진에 담았던 것 같다.]

[c.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지만 (그만큼 완전한 초보였습니다. 구도를 잡기도 바쁜.) 느낌이 너무 좋아서 골랐다. 한적하게 보이는 길가와 한적한 시간인 오후 5시. 저녁을 먹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d. 아파트 근처에 있던 Record Bar 겸 Cafe, 분위기가 참 좋았다. 내부에 있는 목재들의 느낌도 그리고 높은 구름 사이로 들어오는 그런 빛의 양도 딱 알맞았다.]

[e. 숙소를 나와서 찾아간 코우리 대교로 가는 길에 잠시 구경을 한 크루즈, 아이들의 옷 색감이 참 자연스러웠다. 마음대로 찍어서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르지만 이후에 "V"를 해줘서 웃으면서 잘 넘어갔다.]

[f. 아마 많은 포스팅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볶음밥 집, 새우와 함께 레몬을 같이 주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수영을 하고 먹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참 맛있었다는 기억이 선명하다.]

[g. 열대성 기후를 가져서 그런가 갑자기 날씨가 흐려져 걱정이 됐다. 필름은 조리개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입자로 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빛의 양이 적어지면 상대적으로 사진을 찍기가 어려워진다. 색감도 물론...]

[h. 해변가에 위치한 장비 대여점, 이때 이 사진을 왜 찍었는지 기억이 나는데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분이 굉장히 여유가 있어 보였다. 나름 뭔가 인생의 정점을 찍은 듯한 그런 여유. 그게 신기했다.]

[i.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마지막에 담았다. 사진에는 그 햇빛의 쨍함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내가 조금 더 숙련된 사진가였다면 아마 굉장히 그 색감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파란 바다와 함께 주황색의 모래 그리고 그 가운에 서있는 분홍색의 자동차, 뭔가 Odd하면서도 조화롭다. (참고로 친구는 별로라고 했습니다.)]




막상 글을 쓰다 보니, 사진을 나열한 앨범이 같아서 앞으로 카테고리를 어떻게 글과 함께 연결을 시켜서 꾸려나갈지 고민이 조금은 됐다. 근데 욕심은 내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부족한 솜씨에 대단한 여행기 혹은 사진전을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공간에서 필름 사진의 다양한 매력을 조금은 느껴보시기를 바라고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색감, 느낌 그리고 감성을 공유하고 싶은 우선이기 때문에 내일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j. 오키나와 ; Okinawa라는 이름의 어감처럼 그리고 그 느낌처럼 사진에도 그 당시의 쨍함과 상쾌함이 남아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오키나와 여행에서의 필름들이 참 마음에 든다.]


PS. 피사체를 바라보며 찰나의 순간을 담으려는 손길에는 낭만적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에 대한 애정도 있고 빛을 조절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색감으로 나올지 고민하는 모습도 있을 입니다. 그리고 고민은 분명 찰나의 순간으로 남아 애정이 가득 담긴 입자들이 필름의 면에 오롯이 반영 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럴 거라고 봅니다. 글을 쓰면서 갑작스럽지만, 그런 만큼 모든 분들의 아름다웠던 그날의 색감이 일상 어딘가에는 풍부하게 담기길 바라면서 이렇게 글을 줄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필름의정리 #Film35mm그찰나의순간에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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