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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 주말에는 개인적으로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금요일부터 오늘 일요일까지 한적한 카페에 앉아 시간을 내서 이렇게 글을 매일 하나씩 쓴 것 같다. 하고 싶은 말도 물론 많지만 (습관처럼 카페에 가면 뭐라도 할 말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누군가와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한다는 것에 대해 그 의미를 실감하는 요즘"이라 더욱더 관심이 생겼다고 느껴진다.
그렇게 나름의 관심을 가지며 새로운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은 순간, 오늘은 이런 고민이 잠깐 들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은 한정적이고 또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공간들도 어느 정도 그 수가 정해져 있는데, 바닥이 나면 어떻게 글을 쓰지? 밑천이 드러나는 거 아니야? 속도를 조금 조절할까?"
순간 스치는 생각이었지만, 그 찰나의 시간에 현실적으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조금은 조절을 해야 할까? 아니면 이런 소재들을 지금은 아껴둘까? 머릿속에서는 아마 여러 가지를 재면서 (Trade off) 최적의 (Optimal) 답안을 찾으려고 분주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짧은 순간 나는 현실과의 타협을 생각했다. 그래서 잠깐 스쳐 지나간 고민이었지만, 나에게는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오만한 생각 그리고 편협하다."
이 자리 앉아, 글을 적으면서 오만함과 편협함을 떠 올렸다. 소재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그 소재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소재를 만들어 소설을 쓰고 싶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다낭 ; Danang] Minolta + Agfa and Fuji 35mm negative film
[a. 친구들과 함께 갔던, 베트남 다낭 여행. 휴양지를 좋아했지만 이렇게 휴양만을 목적으로 계획을 하고 떠난 첫 여행에 완벽하게 그리고 완전하게 휴양지의 매력에 빠졌다. 온전하게 찾아오는 시간, 그 안에서 느끼는 여유로움.]
[b. 호텔 앞에 위치한 수영장으로 가려면 길을 하나 건너야 하는데, 매번 이렇게 에스코트를 해주셔서 참 친절하시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덩치 3명인데도 걱정을 해주시는 것 같은 그런 친절함이라니.]
[c.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다. 미케비치 (Mykhe Beach)였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도 참 좋았지만 호텔이 가져다주는 편안함 (Cozy)이 무엇보다 좋았다.]
[d. 그 당시 가장 좋아했던 피케셔츠 (Pique Shirts), 홀리스터라는 브랜드가 가져다주는 그런 바다의 느낌도 있지만 무엇보다 다낭 여행에서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철저하게 주관적인 생각으로. 그리고 이때는 왜 이렇게 이런 사진의 구도와 표현을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e. 다낭 중심지에서 조금 나오면 (아마 차량으로 1시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호이안이라는 곳에 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 "아 여기가 베트남이구나"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한국의 서울과 경주, 같은 느낌이랄까?]
[g. 호이안을 관통하는 물줄기, 참으로 정적이 느껴지는 사진이지만 현실은 수많은 관광객 인파로 인해 제대로 구경하기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그 분위기 하나만큼은 이색적이다.]
[h. 석양이 지면 이렇게 배 (라고 하기에는 조금 작지만, 카약보다는 확실히 커서 적당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를 타고 짧게 투어를 할 수 있는데 아직도 그때의 냄새와 색감 그리고 그 온도가 생각난다. 그립다.]
친구 2명과 함께 한 여행이어서 대부분을 같이 보냈지만, 하루의 반나절 정도는 개인 시간을 정해서 여행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장 좋아하는 책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챙기고 로컬의 카페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조금은 허세스럽겠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카페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궁금하고 또 새로운 공간에서 읽는 책은 정말 재미있기 때문이다.
[i. 베트남의 커피, 한국보다는 확실히 쓴 편이다. 그래도 물과 함께 희석을 시키면서 마시면 나름 그 맛이 참 깊다. 개인적으로 탐앤탐스 (Tom N Toms)에서 3개월 정도 파트타임을 했던 아주 부족한 경력으로 보아, 맛있었다.]
[j. 카페의 이름은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참 정겨운 공간이었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면 지금도 이 사진을 보면서 그날의 기억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원과 같은 공간, 가정집과 같은 공간 그리고 사람들의 여유로움.]
[k. 대략 이런 분위기의 카페였는데, 가운데 위치한 연못에는 물고기가 물 흐르듯 움직이고 그 주위를 둘러싼 다양한 식물들은 어색하지 않게 자리 잡아있다. 특히 이곳에서 본 사람들의 여유로움은 중심지이자 관광지인 곳에서는 보지 못한 그런 특이함이었다. 꽤 인상 깊었다.]
PS. 개인적으로 3월에는 단편소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조금 멋쩍지만 "마르살라와 리빙코랄 그리고 그 해 여름 (Marsala and Living coral, then this Summer)"로 그 제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단편소설이라는 것은 마음 한 편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저만의 소리이지만, 오늘 짧게 스쳐간 고민을 통해 조금은 그 방향이 확실해졌습니다. 어딘가 모를 곳에서 울리지 말고 밖으로 나와 내가 가진 언어와 그 호흡으로 소리를 내보기로.
그래서 이렇게 적어 내려 가는 글 속에는 곧 다가오는 3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공존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무엇을 상징하고 싶은지 정해진 것은 아직 하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반성으로 꽤 열심히 3월을 시작을 준비하고 싶습니다. 주말이 끝나가는 순간에, 이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하루를 보며 또 내일을 기대합니다. 여러분들도 내일의 월요일이 기대가 되기를 바라면서.
[l. 가장 좋아하는 여름 휴양지의 나무, 야자수 (Palm tree). 좋아하는 이유가 딱 명확하지는 않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야자수의 싱그러움은 마음을 편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너무나 좋습니다.]
#필름의정리 #Film35mm그여름날의야자수와다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