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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Jul 19. 2020

그림책이 주는 위로

어른의 그림책 (in 밀리의 서재)


<이 책에 관심이 생긴 이유>


1. 어린이들만 보는 것이라 생각한 <그림책>을 어른을 상대로 읽어주는 일을 하는 저자의 활동이 매력적


2. 그림을 통해 저자 스스로 상처 입은 내면을 치유한 경험이 있고, 이 좋은 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 인상적


3. 브런치 작가 <아트 소믈리에 지니>님을 통해 그림을 보고 그에 대한 사유를 풀어주는 글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으로서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책이었음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1.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그림>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보듬아보고 싶은 직장인


2. 어린 자녀를 둔 부모 (함께 그림책을 읽으면 좋을 듯)


3. 그림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가장 감명 깊었던 내용 3가지만 꼽아 보자면>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잘 웃고 잘 울고 잘 감탄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간다.

짧지만 함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책의 세계를 경험하면서 아주 잠깐이라도 감응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 그림책의 힘은 거기에서 나온다.


<어른의 그림책 / 황유진 저 / 메멘토 중에서>


어린애들이나 보는 것이라 생각했던 <그림책>이 갖고 있는 힘이란 바로 <감응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였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이 여러 번 울컥하고 뭉클하면서 수없이 일렁였던 것은.



오리건과 듀크는 여행 내내 거의 두 발로 걷는다.

자동차, 비행기 같은 이동 수단을 이용하면 오로지 목표만 보고 가지만, 걸어서 나아가면 목표와 더불어 과정을 되새기게 된다.

<어른의 그림책 / 황유진 저 / 메멘토 중에서>


이 책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책에 그려진 표면적인 이야기들 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작가만의 사유와 고찰을 통해 더 깊은 이야기까지 끄집어내어 알려주는 친절함. 심지어 내용까지 공감 간다. 


가장 빠른 수단을 이용하면 그 목표 하나만 보게 되지만 걸어서 나아가면 목표와 더불어 과정 전체를 되새기게 된다는 것. <빨리빨리>가 미덕으로 여겨지는 나라에서 태어나 그간 몸으로 체득하기 어려웠던 <느림>의 중요성을 백수로 지내고 있는 요즘 절실히 깨닫고 있던 중 만난 내용이었기에 더 반가웠다.



내 꽃을 피우고, 내 속도에 맞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라는 것. 모두가 장미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봄에 혹은 낮에 꽃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매화는 눈을 맞으며, 코스모스는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피고, 분꽃은 해가 저물어야 비로소 꽃을 피운다.

어떤 사람은 매화이고 어떤 사람은 코스모스이며 어떤 사람은 분꽃임을 알아보고 인정해주는 눈과 따뜻한 말이 필요하다.

<어른의 그림책 / 황유진 저 / 메멘토 중에서>


<아주 작은 씨앗 / 잰 캐론 글, 로버트 갠트 스틸 그림/ 느림보>이라는 그림책의 주인공 <씨앗>은 자기만 다른 식물들보다 성장이 더딘 것 같아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런 씨앗의 더딤을 나무라지 않고 씨앗이 싹을 틔우고 넝쿨이 자라 꽃을 피우기까지 모든 정성을 쏟고 필요한 도움을 아끼지 않는 아주머니와 씨앗의 가능성을 믿고 격려의 말을 끊임없이 해주던 <땅>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는 누군가의 성장과 발전을 그런 넉넉한 마음으로 지켜봐 본 적이 있던가? 나 자신의 성장과 발전조차 너무나 더디게 느껴져 안달하고 초조해했던 것 같다. 


한 겨울에 꽃을 피우는 매화처럼, 해가 저물어야 꽃을 피우는 분꽃처럼, 나 역시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만개할 나만의 때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 책에 대한 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혹은 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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