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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Jul 21. 2020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응모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정말로

작년 말, 나를 뜨겁게 만들었던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수상작들이 전부 출간되었다. 그리고 며칠 전 올라온 브런치 팀의 공지를 보고 예감을 하긴 했지만 오늘 본 한 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 브런치는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에 진행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진행 날짜를 토대로 예상하자면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도 아마 올해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출품작 접수를 받고 12월 말에 수상작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어제(9.28) 브런치 팀에서 공지한 바로는 제 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접수일은 9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고 수상발표는 12월 21일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인 7월 21일로부터 10월까지는 약 세 달 정도 남았고, 출품작 접수가 마감될 것으로 예상하는 11월 중순까지는 넉넉잡아 네 달이 남았다. 


그 정도면 새로운 작품 하나 구상해서 지금부터 부지런히 원고를 쓰고 고치고 할 정도의 시간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여유로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작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던 만큼의 자신감이 있는 엄청난 기획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작년에 나는 이제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라는 브런치북으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고 낙선했다.


그 당시에도 잠깐 소감을 밝혔던 것 같은데 이는 나로서는 엄청나게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그야 나로서는 이 이상의 참신한 소재도, 진솔한 이야기도 쓸 수가 없는데. 이게 안 된다면 대체 나는 무슨 글을 써야 하는지 감이 안 왔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걸 엮으면 책 한 권은 거뜬히 만들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팠지만 그만큼 깨달은 것도 많았던 약 6년의 이야기를 최대한 진솔한 목소리로 담은 작품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이자 34년간 이어진 내 인생에서 책으로 엮어 낼 수 있을만한 이야기는 현재로서는 그것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랬기에 그런 작품도 수상을 못한 마당에 내가 또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막막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나는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앞두고 전처럼 마음이 설렌다거나 온몸의 피가 뜨겁게 끓어오르지가 않는다.


왠지 이번 공모전엔 응모를 안 할 것 같다고 말하자 남편은 그런 나를 말렸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봐야 후회가 덜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였다. 맞는 말이다. 


이제 겨우 첫 책을 출간한 신인 작가가 더운밥 찬 밥 가릴 때가 아닌데. 자신이 있든 없든 기획이 참신하든 진부하든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와 쓸 수 있는 글을 써나가야만 하는 것이 브런치 작가이자 신인작가로서 할 수 있는 최선임을 모르는 바가 아닌데. 그런데도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아니, 처음에 이미 말했던 것처럼 자신이 없다.


작년에 진행된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작품을 응모하기 전에 나는 브런팀에서 발행한 글 중 그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가해온 출판사 대표와 편집자들,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인터뷰가 담긴 글을 빠짐없이 읽어봤다. 그들이 말하는 건 저마다 모양은 달랐지만 내용은 비슷했다. 



“어떤 콘셉트로 쓰는지가 중요하다.”


“엇비슷한 삶을 어떻게 해석할지 먼저 고민하라. 작가이기 이전에 편집자가 돼라.”


“글에 작가 자신만의 경험과 통찰이 담겨 있는가.”


“글을 쓰는 초기 단계부터 누구를 위한 글인지, 어떤 글인지에 대해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라.”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정하고, 콘셉트를 명확히 짠 뒤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흐름으로 목차를 짜고 글쓰기를 시작하라.”



이런 내용을 한방에 정리해준 모 출판사의 모 에디터님의 글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 역시 브런치 팀에서 발행한 글 안에 다 있는 내용이다.)    

 


어떤 사람들이 내 글을 읽게 할 것인가

그를 위해 나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이 메시지가 각 원고의 제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내 기획의도와 목차만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인가     



이 내용으로 미루어보자면 나는 지금 어떤 사람들에게 나만의 사색과 경험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분명한 이야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작품을 응모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 브런치 계정의 작가 소개란에는 이런 말이 써져있다. <살면서 써지는 글을 좋아합니다.> 

어쩌면 나는 당분간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또다시 쌓인 글감을 가지고 언젠가 또다시 나만의 해석을 거친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럴 날이 올까. 아니 올 것이다. 확신할 수 있다. 지금 나는 나만의 인생을 하나씩 개척해 나가고 있으니까. 물론 그때가 언제가 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에서 조금 조급한 마음이 들지만 말이다.


나는 비록 이런 어중간하고 복잡한 마음으로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대하고 있지만 이 글을 읽고 있을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응모를 염두하고 있는 누군가는 부디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나가길 바란다.    


그리고 나 또한 접수 마감시한으로 예상 중인 올해 11월 중순 전까지는 전에 없이 참신하고 새로운, 나만의 해석을 거친 <나의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낼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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