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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Mar 20. 2021

글이 좋고 책이 좋은 작가와 편집자의 다정한 모험

[독서노트] 난생처음 내 책,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

스스로의 처음에 대해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시작하는 모든 것은 대개의 경우 미약하다. 뭔가 모자라고 어색하고 투박하다. 그럼에도 그런 부족한 모습을 기꺼이 끌어안고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내 주변에도 있다. 바로 브런치 친구이자 인스타 인친인 작가, 이경님이다.



얼마 전 출간된 이경 작가님의 신작 『난생처음 내 책,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는 작가 지망생으로서 가장 해내기 어렵다는 ‘첫 책 계약’을 이뤄내기까지의 과정과 경험이 담겼다.


요즘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해도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도 아니고, 그럴싸한 경력이 있지도 않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책을 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까운 예로 작년 말 치러진 브러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수상자들만 보더라도 출간의 경험이 있는 기성작가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은 일반인이 책을 내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로 출간 계약을 하고 나서도 그 이후엔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책이 출간되는 걸까.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 한 권에 담겨있다.


이경 작가님의 첫 책인 『작가님? 작가님!』은 무려 66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뒤 책으로 나올 수 있었고, 두 번째 책인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는 24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뒤 책으로 낼 수 있었으며 이번 책 『난생처음 내 책,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는 20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뒤 이뤄낸 성과라고 한다.


책의 가장 첫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가 소개에서 이 내용을 발견했을 때, 나는 이경 작가님의 끈기에 마음속 깊이 감탄했다.


원고 투고는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답장을 안 해주는 출판사도 많고, 그토록 기다렸던 답장을 받아도 기대했던 ‘출간 계약’을 제안하는 내용보다는 ‘자사의 출간 방향과 맞지 않다’는 내용의 반려 메일을 받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반려 메일을 받을 때마다 작가의 자존감은 땅 끝으로 떨어진다. 그런 과정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무려 66번을 거쳤다는 이경 작가님이 존경스러웠다.


고백하자면 내 첫 책인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는 총 11 곳의 출판사에 투고했고 그중 두 군데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타율로만 보자면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을 맛보곤 했다. 원고에는 분명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 둘 늘어나는 반려 메일을 볼 때마다 그 전까진 멀쩡해 보이던 내 원고에 어딘가 흠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괜한 고민까지 하며 스스로를 상처 입혔다.


이처럼 무명의 초보 작가들은 작은 바람 하나에도 사정없이 흔들린다. 이게 맞나? 이렇게 하면 되나? 눈가리개를 한 채 더듬더듬 앞을 헤집고 나가는 것 같은 막막한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화살에 비유하시다니... 다시 봐도 멋있다..!

이 책에는 이경 작가님의 빛나는 경험담뿐만이 아니라 각 꼭지 글마다 이 책의 책임 편집자인 ‘에디터 S'님의 코멘트가 짤막하게 달려있는데 짧게는 한두 줄, 길어도 4-5줄을 넘어가지 않는 짧은 분량임에도 작가들에게(특히 첫 책을 내보고 싶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피와 살이 되는 정보와 조언이 한가득 담겨 있다. 



책 표지에 적힌 ’ 투고 원고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예비 작가와 편집자의 출간을 향한 다정한 모험‘이라는 이야기를 책을 읽는 내내 실감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치인 게 아닐까 싶다. 만약 그렇다면 그 장치는 꽤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인 이경 작가님과 편집자인 에디터 S님과 셋이서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았으므로.



글이 좋고 책이 좋은 작가와 편집자가 이것저것 재고 따지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바보처럼’ 몰두하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때로는 미련해 보일만큼 순수한 그들의 열정에 꺼져가고 있던 마음속 작은 불씨를 다시금 피워보고 싶다면, 이경 작가님의 신작 『난생처음 내 책,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를 일독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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