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로만 하루를 채우는 방법
주말이다. 나는 오늘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원래 오늘은 늦잠을 자도 괜찮았지만 한 달간의 이른 기상은 이미 내 생체리듬에 변화를 준 것만 같다.
평일이었으면 바로 번역 공부를 시작했겠지만 오늘은 주말이다. 나는 이번 주부터 평일에만 번역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번역 공부가 하기 싫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재밌었다. 그래서였다. 이 재밌는 걸 매일 쉬지도 않고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질릴 수도 있고 쓸데없는 보상심리까지 생길 것 같았다. 이렇게 매일 공부했으니까 번역 일을 따내는 게 당연하다는 그런 이상한 심리가.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번역 역시 실력이 있다고 하여 자동으로 일을 따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하지만 실력도 없이 그저 기획서만 써서 출판사에 돌려봤자 출판업계에서 번역가로서 롱런할 수도 없다. 그래서 결심했다. 공부할 땐 확실히 하고, 안 할 땐 확실히 거리를 두기로.
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 읽다 만 책을 마저 다 읽고 인스타그램에 리뷰를 썼다. 그리고 아는 동생의 원고를 교정한 뒤, 지금은 새롭게 기획 중인 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을 읽고 있다. 아마 내일 중으로는 출간 기획서의 초안도 써볼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번역’에 질리지 않기 위해서 나는 번역 외에 내가 재밌어하는 다른 것들로 하루를 채운다.
이러다 책도 질리면 어쩌지? 그땐 뭐 별 수 없다. 다른 재미난 것들로 또 눈을 돌려 책에 대한 과한 관심을 살짝 억누르는 수밖에.
좋아하는 일에 질리는 것만큼 슬픈 일도 없다. 나는 되도록 슬픈 건 피하자는 주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