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번역 공부를 시작 한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고, 그 사이 내 컴퓨터엔 31개의 번역 파일이 생겼다.
예정대로였다면 지금쯤 내 컴퓨터엔 60개의 번역 파일이 만들어졌어야 했다. 나는 원래 하루에 한 편의 꼭지글을 번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디 세상사는 일이 내 맘처럼 되던가. 처음엔 생각한 것보다 어휘가 어려워서, 그 후엔 가끔 ‘이런다고 잘 되겠냐’는 걱정이 앞서서, 혹은 갑자기 아픈 누군가를 대신 해 쉬는 날 알바를 나가게 돼서와 같은 다양한 이유(이자 변명)로 나는 두 달간 매일 번역 공부를 하진 못했다.
하지만 별로 아쉽게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이 정도라도 해낸 내가 기특하게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마음먹었던 계획이 한 번이라도 틀어지면 나는 그 순간부터 ‘망했다’며 전부 다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그냥 다시 원서를 펴고 비어있는 한글 창에 하나씩 문장을 적어나간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지금보다 더 자주 번역 공부를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두 달에 서른 개는커녕 스무 개의 파일도 못 만들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그때도 나는 ‘다 망했다’며 그동안 해온 공부를 포기하는 대신, 또다시 원서를 펴고 한글 창을 켤 것이니까. 꾸준히는 못해도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낼 것이니까.
때로는 꾸준히 하지 않음으로써 알게 되는 사실도 있다. 인생은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