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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닥 Sep 12. 2020

[코질환 돋보기(3)] 우리 아이 비염에서 보호하려면

(본 내용은 필자가 국민일보 쿠키뉴스에 연재하였던 [김영효 교수의 코질환 돋보기]를 현재 상황에 맞추어 각색하여 올려 드리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알레르기 비염, 어떻게 예방할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두 딸아이의 아버지입니다. 소중한 내 아이를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욕심이겠지요. 태어날 때부터, 아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보호를 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최근 개정된 알레르기 비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후 3~4개월까지 분유가 아닌 모유만으로 수유를 할 경우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보호 효과가 있다고 하니, 갓난아이를 둔 부모님들께서는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좀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부모님들의 경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음식 자체를 임신 기간 동안 피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예방 지침에 따르면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단연 ‘집먼지 진드기’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집먼지 진드기’를 검색하시면, 집먼지 진드기를 퇴치하기 위한 수많은 생활수칙(이불을 삶아 빨 것, 햇빛에 널어 말릴 것 등…)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듯 수많은 상품들이 집먼지 진드기 퇴치에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요. 이러한 방법들은 많은 노력과 시간,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과 비용에 비해 실제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회피 요법을 그다지 권고하고 있지 않습니다.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은 어떨까요? 이들 동물에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아예 키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 예방을 위해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합니다. 저도 이전까지는 애완동물을 키우면 알레르기가 생긴다고 반대를 해 왔었는데요, 아직까지는 이 연구 결과를 집에는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혹시 집사람이 이 칼럼을 읽고 저에게 화를 내면 어쩌죠?) 다만 이것은 아직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미 강아지나 고양이 항원에 양성 소견을 보이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경우에는 해당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회피 요법 및 약물 치료

회피 요법이란 말 그대로, 원인이 되는 항원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회피 요법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만, 다른 항원에는 효과가 인정되고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다든지, 바퀴벌레의 경우에는 약을 놓아 퇴치한다든지 하는 식이지요. 꽃가루 알레르기의 경우 해당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거나 부득이 외출 시에는 마스크 등을 착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먼지 진드기의 경우에도 다른 방법은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만, 베개 및 침대 매트리스 커버를 집먼지 진드기 비투과성으로 바꾸는 방법은 효과가 있는 편입니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침대와 베갯속에 있는 집먼지 진드기 항원에 대한 노출을 줄여 주기 때문이지요.


병원에 가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각종 약물 치료 이외에도 코에 뿌리는 약, 국소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해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로이드’라 하면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은 “몸에 안 좋은 거 아닌가요?”라며 전신적 합병증을 우려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코에 뿌리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전신적 합병증이 없다는 것이 밝혀져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치료 시작 후 길게는 1주일까지도 초반에는 효과가 없을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열심히 치료해 주셔야 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이러한 약물 치료는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수술적 치료로 한 번에 완치해 버릴 수는 없을까요? 알레르기 성향 자체를 완전히 치료하는, 완치를 위한 치료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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