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상접: 깨진 그릇 붙이기 Kintsgi>

여성인권영화제 프리뷰

by SUM

아픈 과거를 들여다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파기상접: 깨진 그릇 붙이기 Kintsugi>의 소재가 되는 사건은 한 학교에서 벌어진 권력형 성범죄이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임에도 현재까지 자신을 괴롭히는 사건에 주인공은 과거를 되짚어 볼 용기를 낸다. 작품은 익명의 대자보로 시작된 투쟁의 행보를 따라가며 진행된다. 자보를 붙인 이는 자신이 겪은 일로 인한 상처에 괴로워한다. 그 일이 자신에게 분명한 상처를 남겼음에도, 사실은 사소한 일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고민은 고통을 더한다. 이는 깨진 그릇으로 형상화된다. 언어로 전부 표현될 수 없을 고통은 사람 안에서 무언가를 부수어 놓기도 한다. 그러나 연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그를 살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 버거울지언정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런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연출 기법이 인상적이다. 작품의 초반부 인물들의 모습은 좁디좁은 아이룸을 두고 배치된다. 이는 답답한 현실의 반영으로 유추된다. 그러나 운동이 진행되며 작품의 시야는 확장되고, 작품의 말미에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서 분리된 컷 속에서 마주하던 인물들이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데 이른다. 이들은 상처에 갇히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걸음을 내디딘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주인공은 사람을 믿는다. 그릇은 깨졌지만, 그는 깨진 그릇을 포기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과 손을 맞잡고 깨진 조각들을 그러모아 하나하나 붙여나간다. 그렇게 오히려 그만이 만들 수 있는 무늬를 가진 새로운 그릇을 탄생시킨다. 깨진 그릇을 다시 붙여보겠다는 그의 어리석은 시도는 이토록 아름답다.


위 영화는 2025년 6월 25일 개막하는 18회 여성인권영화제의 상영작으로, 개막 이후 아트나인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fiwom.org/program/program_view.html?sec=67&idx=1286&topstr=&page=1


상영일정

0628 / 18:15 ~ 20:15(GV 포함)


18회 여성인권영화제

슬로건 : 우리가 행진할 때

기간 : 2025년 6월 25일(수)~29일(일)

장소 : 아트나인

주최 : (사)한국여성의전화


⏩️ 이 글은 18회 여성인권영화제 웹기자단 피움뷰어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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