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열린 마음인 것 같아요. <다가오는 것들>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대개 중년 이후에 떠나가는 것들만 생각하며 우울해 하는데,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부정적인 마음으로 다가오는 것들을 밀쳐내려 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그 영화를 보면서 할 수 있었어요. 다음 세대를 대할 때도 열린 마음이 중요합니다.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하니까요.
오랜만에 소소한 인터뷰 코너를 시작했다. 주제는 '잘 사는 사람들'. '잘사는'이 아닌, '잘 사는life' (띄어쓰기 중요) 그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 첫 수업 때부터 나는 S가 궁금했다. 심플한 자기소개, 퇴직을 했는데 어떤 일을 했는지도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던 S가 몹시 궁금했다. "일할 때 이야기 좀 해주세요"라는 내 첨언에도 절대(?) 굴하지 않고 - 지금 현재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글의 초점을 맞춘- S의 속내가 알고 싶었지만 - 나는 요즘 기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에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책읽아웃 때부터 프엄 님 목소리 들었어요."
"제가 최애는 아니었죠?" (-> 굳이 확인 들어가는 나란 사람..ㅎㅎㅎ)
"아니요. 제가 좀 까칠한 면이 있어서, 프엄님 좋아했어요."
하하하하하........!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까칠하고 친절한 나를 내가 몹시 사랑하진 않지만, 내 단점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예민한 사람, 우울한 사람, 소심한 사람도 좋다. 낙천적인 사람은 몹시 부럽고 열심히 사는 사람을 존경하지만, '작은 일이 작은 일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S의 답변을 듣다가, 아 넘 좋네 - 싶었다. 다가오는 것들을 밀쳐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삶. 이게 참 어렵지만 잘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이를 테면, 며칠 전 나는 '뜨헉'할 만한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보고, 마음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이틀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에너지 쓰지 말자"하고, 쉼호흡을 하며 마음을 추스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잘한 일.
S는 글을 참 깔끔하게 잘 쓴다. 군더더기 같은 건 글에 넣지 않는다. 시니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한 긍정을 외치지도 않는다. 딱 자신이 느끼는 감정, 생각만 옮긴다. 글에 첨가물을 넣지 않는 게 은근 어려운 일인데, 해내고야 만다. S가 오래오래 글을 썼으면 좋겠다. S가 얼마나 멋진 할머니로 나이 들어갈지 기대가 뿜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