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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와 글 Mar 11. 2016

"그때"를 찾아서

[글] 요시나가 미치코 吉永みち子 [번역] 소리와 글

그 누군가도 아닌 "나"를 위한

책 한 권의 번역


2016년 봄에 시작하다



에필로그


누구에게나 시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같은 속도로 흐르며


누구나 평등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인생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왜 그런지

시간을 거듭할수록


 농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과

뚝뚝 이쪽저쪽에 둥근 완자같이 시간 덩어리를 쌓아가는 사람,

불규칙한 마블 패턴처럼 소용돌이치며 살아가는 사람 등


점차 다른 윤곽으로

천차만별의 인생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른 사람의 인생이 자신의 그것보다 충실해 보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내게는 없는

확고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서

초조함과 부러움으로  

마음이 술렁일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으니까..."

"운이 좋은 사람이네"


요즘에는 "그 사람은 타고났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타자와

그렇지 못한 나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없는 나


(특별한 무언가를) 타고 난 자와

그렇지 못한 나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면

그건 재능이나 환경?

운이라는 게 대체 뭐지

타고났다는 게 무엇을 타고났다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모두 운/불운의 차이로 인생이 결정되어버릴 것 같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만

시간이 천천히 흐르거나


항상 달콤한 때만이

주어지지는 않을 터이다



평등하게 흐르고 있는 시간 속에서

"지금"을 빚어낸 무언가가 있어


그 무언가와 어떻게 마주해 왔는가

그것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문득

동경-하카타 간을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신칸센 속에서 났던 것이었다


그리고 시작한 것이 타인의 그 무언가를 엿보는 [한 때]라는 잡지 연재였다


선명한 자신만의 색으로

지금을 제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결정한 "그때"와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인터뷰한 것은

내게 있어 실로 귀중한 "그때"의 연속이기도 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도

차근차근 수수한 세계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집에서 태어났다는 숙명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생각지도 못한 전환점에서 새로운 자신을 구축한 사람도


그때 그때의 만남이나 방황, 충격을 빚어가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금방이라도 없어져 버릴 것 같은 세계인데도 자신의 시간을 아낌없이 부어 넣고 있는 사람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몸부림치며 살아온 끝에 지금의 자신에 도달한 경우도

연이은 벽을 넘어야만 한 경우도 있었다


연령도 30대부터 80대까지 폭넓고

살아온 시간의 길이도 가지각색


직업도 학자, 음악가, 미장이, 호칸(*幇間:연회석에 나가 자리를 흥겹게 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 승려, 사회활동가, 연예계, 스포츠계, 전통적인 세계, 디자이너, 모험가...... 등

구축해 온 세계도 각양각색


하지만  

이들에게 공통적이었던 것은


때로는 운명에 희롱당하면서도

맞닥친 상황에 헐떡이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진지하게 추구했다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그때마다 소용돌이치는 자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자기 안으로 걷어 들여 지금을 만들어 왔는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매번

'앞으로 살아내야 할 남은 시간'이라는 절박한 문제에 대한 힌트나

스스로 자신을 지켜가는 방법,

굳어진 발상의 전환 등

눈에서 눈곱이 한 번에 떨어지는 것 같은 발견의 순간이 있었다


아아, 그랬던 거구 나하고 깨닫는다면 늦지 않았다는

그런 용기도 그 순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제한된 시간 가운데 서투른 인터뷰에도 진지하게 응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취재할 때 항상 도와준 미야시타 유미宮下由美 상, [한 때] 편집부 식구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담아준 카메라맨 아카기 코이치赤城耕一상, 이토 치하루伊藤千晴상, 카와카미 나오미川上尚見상, 테라우치 마사토상. 문고본을 발행하는 데 있어서 전력을 다해준 光文社의 마루야마 히로 요리丸山弘順상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합니다 2012년 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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