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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와 글 Apr 06. 2016

타고난 가창력

『우는 어른(泣く大人)』  2001년 7월, 카도카와 문고


#읽기 전 유의사항

하나. 어디까지나 이 번역은 번역자의 취미생활의 일부로 스크랩은 허용하지 않아요.

둘. 괄호, 사진+α은 이해를 위해 번역자가 넣은 것으로 본문에는 없어요.

셋. "의역"한 부분이 많으므로 연구대상으로 할 경우 직접 본문을 참조해 주세요.



타고난 가창력 天性の歌唱力


6,7년 전의 일이지만,
신디 로퍼(Cyndi Lauper)의 콘서트를 보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만약 다음에 태어난다면 가수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신디 로퍼는 타고난 가수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때 그 순간
솟아져 나오는 샘물 같았다.


나는 귀라고 하기보다는

세포 하나하나에
그녀의 샘솟는 노래가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가수라고 하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다, 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만약 내게 신디 로퍼의 가창력-및 영혼-이 있다면
직업으로 부르든 안 부르든 가수일 테다.


아마.
그렇게 되면, 난


우리 집 거실의 한 중간에서,


다리를 어깨폭 정도로 벌리고

딱 서서
샘솟는 노래를 부를 것이다.



노래는 끝없이 샘솟아오르지만,
난 전혀 지지치 않을 테지


왜냐하면 타고난 가수니까.


악기 따위는 필요 없다.


어쨌든 신디 로퍼의 가창력이 있는 것이다.

아카펠라로 거뜬하다.


한 곡마다 영혼으로 부르기 때문에
뭐든 찬송가로 들릴지도 모른다.


동요라도.



그건, 지면에서 영양분을 흡수해
강건히 꽃을 피우는 식물과 닮았을 지도 모른다.



난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해서
집에 있을 때도 노래를 자주 불렀다.



그런데 엄청 템포가 느릴 뿐만 아니라
왠지 모르게 너무 가냘파서 내가 들어도 참기 힘들다.


"네가 부르면, 모든 노래가 찬불가*처럼 들려"
(*和歌등에 가락을 붙인 것으로, 방울이나 징에 맞추어서 부름)


아빠한테 자주 들었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노래를 불러도 똑같이 들리는 듯


나중에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지 알려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란다.


전혀 그 노래인 줄 몰랐다, 고 한다.




가수의 어디를 동경하는가 하면,
우선 자기 몸 하나의 승부라는 점.


종이도 연필도 필요 없다.



딸랑 자기 몸 하나가 자본.



그런 정직함에 끌린다.


정직한 육체,라고 불러야만 할 것 같은 것에 대한 동경이라고나 할까.



나는 육체가 좋다.
스포츠를 하기 위한 육체,라든가,
노래를 부르기 위한 육체라든가,
아름다운 육체,라든가,
연애를 위한 육체,라든가.
정말 좋겠다, 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의 육체를 사용해서
청중의 마음과 몸을 채울 수 있다면.
나라면 전 세계를 여행할 것이다.


노래를 부르면서.

가방 하나만 들고.



각양각색의 토지에서
그 토지에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노래도 배우고 싶다.



내 신체 안의 노래라는 샘은,

점점 풍요로워질 테다.



가능하면, 광장의 한 가운데에서 노래를 하고 싶다.


태양 아래서.
달빛 아래서.
타고난 가창력으로.


신디 로퍼같이 사랑이 넘치는 노래를 부를 테다.


혹은 카릴 시몬(Carly Simon) 같은 촉촉한 노래를.


덧붙여두자면 만약 남자로 태어난다면, 오자키 키요히코(尾崎 紀世彦,1970년대 유명했던 엔카 가수)의 가창력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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