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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와 글 Apr 18. 2016

「넉넉함」을 바르는 미장이, 하사도 슈헤이(1)

[글] 요시나가 미치코 吉永みち子 [번역] 소리와 글

이 글은 미장이 장인 하사도 슈헤이(挟土秀平)를 인터뷰한 글로, 네 부분으로 나눠 번역하였다.

하사도 슈헤이는 1983년 젊은 장인 기능 올림픽 전국대회에서 우승하였으며 벽에 풍경을 담아낸다는 발상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미장이이다. 사진, 부연설명(*)은 번역자가 덧붙였으며 하사도 슈헤이의 말은 사각형으로 구분했다




히다 타카야마(飛騨高山)의 산기슭에 있는 【장인 회사 슈헤이 조(職人社 秀平組)】의 공방.



바람이 거리낌 없이 드나드는 1층 작업장의 경사진 계단을 올라가니

석유 스토브 하나가 달랑 놓인 아트리에 겸 사무소가 나타났다.




흙 벽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책상과

벽 일면에 장식되어 있는 작품들에서 풍겨져 나오는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하사도 슈헤이가 뿜어내는 분위기 때문일까.


의외로 따뜻했다.




각 시대 국민들의 희로애락이 몇 겹씩 압축되어 있는 듯한 총리 관저의 벽,



밤하늘을 수놓는 나무 대포의 불꽃이

28미터 상공으로 춤추며 올라가는 호텔 도쿄 페닌슐라의 벽......


하사도 슈헤이는 각각의 작품에 담긴 의미를


무뚝뚝한 장인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풍성한 언어로 설명했다.


2001년에 [슈헤이 조(秀平組)]를 세우고 나서 연이어 생겨난 수식어들-


"혜성과 같이 나타난 슈퍼 미장이"

"미장이의 달인"

"미장이를 넘어선 미장이"

"벽을 벽 예술로 승화시킨 남자"


-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손길을 원하는 주문은 끝이 없다.



슈헤이의 이름이 처음 알려진 것은 1983년 기능 올림픽 전국 대회의 미장이 부문에서 우승했을 때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미장이로서 일을 배우기 시작한 지 2년 1개월이라는  단시간만에

챔피언이 되었다는 것이 큰 화제였다.


아버지가 [하사도 조(挟土組)]를 세운 유명한 미장이이기도 해서

유치원 때 "미장이가 되고 싶다"고 적은 그의 바램처럼


미장이가 되는 것은 아주 쉬운 길이었어야 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미장이 일을 배우기 시작한 친구들에 비해 3년이나 늦었죠.

기능 올림픽 출장 자격이 21세까지라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 뿐이었어요.

쿠마모토의 건설회사에서 일을 배우긴 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부라는 걸 했어요.

대학 노트에 들은 것 느낀 것을 모조리 적었죠.
머릿속에는 대회에 나가는 것 밖에 없어서 '재수없는 공부벌레'라고 불렸어요. 그래서 우승했을 때는 달성감은 있었죠. 하지만 챔피언이 되고 나서 뭐 하나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천재라고 다들 부추겨 주었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난 챔피언이야,라고 하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스물한 살이었던 청년을 뒤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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