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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집아이 May 02. 2021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윤종신 <지친 하루>

KBS 드라마 <쌈, 마이웨이> 中
거기까지라고 누군가 툭 한마디 던지면
그렇지 하고 포기할 것 같아
잘한 거라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발걸음은 잠시 쉬고 싶은 걸

하지만 그럴 수 없어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택한 이곳이 나의 길

미안해 내 사랑 너의 자랑이 되고 싶은데
지친 내 하루 위로만 바라
날 믿는다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취한 한숨에 걸터앉은 이 밤

해낼게 믿어준 대로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좋은 그곳이 나의 길

부러운 친구의 여유에 질투하지는 마
순서가 조금 다른 것뿐
딱 한 잔만큼의 눈물만 뒤끝 없는 푸념들로
버텨줄래 그 날이 올 때까지

믿어준 대로 해왔던 대로 처음 꿈꿨던 대로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 윤종신 <지친 하루>


왜 그렇게 남과 비교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릴 때부터 그랬다. 늘 친구보다 공부를 잘해야 했고, 친구보다 예쁨을 받아야 했다. 그 욕심은 당연히 채울 수 없었고, 그럴수록 나의 바람은 집착으로 변해 '불행'이란 것을 몰고 왔다. 그렇게 남과 비교만 하며 24년을 살던 어느 날, 소개팅에서 만난 낯선 남자가 내 삶을 뒤흔들었다.


"언제가 가장 행복했어요?"


살면서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질문이었다. 당황한 내 표정을 읽었는지, 남자는 빠르게 질문을 바꿨다. "어... 그럼 뭐 할 때 가장 행복해요?" 이 질문도 낯설긴 마찬가지였다. 낯선 남자가 던진 낯선 질문 하나로,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나의 '사춘기'가 무려 24살에 찾아왔다. 


행복? 행복한 게 뭐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지? 나는 왜 행복이란 걸 느껴본 적 없는 것 같지? 그럼 나는 왜 살까? 행복하려고 사는 거 아닌가? 그렇게 행복에 대한 궁금증은 삶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고, 그 질문에 답을 찾기까지 무려 12년이 걸렸다. 그 시작은 아주 단순했다.


"남이 아닌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모든 게 달라졌다.

옷이 아닌 책을 사기 시작했고, 친구를 만나는 대신 혼자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니기 시작했으며, 순위에 올라간 영화가 아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독립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할 때 행복한지 '나에 대해' 처음으로 알아가기 시작했다. 


'나'를 조금 알고 나니, 더 이상 '남'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연예인의 사건 사고도 관심 없어졌고, 친구의 사랑과 이별에도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한 번뿐인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나'라는 걸, 그 당연하고 뻔한 이치를 참 오래 걸려 알게 됐다.


혹시, 내가 아닌 '남'에 의해 내 삶을 결정하고 있는가? '남'과 비교하며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가? 내 삶을 '남'이 상관하는 걸 방관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이거 하나만큼은 꼭 기억하길 바란다. 


옳은 길 따위는 없다는 걸. 당신이 걷는 그 길이 바로 길이라는 걸.


당신만큼은 나처럼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길.

그래서 하루라도 더 빨리, 더 많이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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