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박스 데뷔반에 도전하기 위한 녹음 샘플을 제출한 후 온갖 감정이 교차했다.
오디션 샘플 원고들이 길지는 않았지만 쉽지 않았다. 까다로운 발음도 많았고, 몇 번을 녹음한 후 들어봐도 원하는 표현이 나오지 않았다. 나의 한계인 듯했다. 몹시 실망스러웠다.
잠을 청했지만 잡생각으로 머릿속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차라리 책이라도 읽는 것이 낫지 싶어 벌떡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두어 시간이 지났을까 급 피곤해지면서 졸음이 왔다. 그러나 한 시간 후에 열릴 오디션 원고에 대한 특강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역시나 듣기를 잘했다. 성우님의 낭독은 보다 명확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좋았다.
내가 사는 곳은 대낮이지만 한국은 밤 12시가 지난 늦은 밤이었다.
H성우님의 메시지가 카톡방에 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가져보세요~"라는.
답글을 재빨리 달았다.
“제겐 낭독이요~ 근데 갈수록 어렵네요.ㅜㅜ"
순간 어렵기만 한 대표님께서 출연하셨다. 깜짝 놀랐다.
“한희정 님 낭독 참 많이 성장하셨어요~ 앞으로 기대 만빵입니다.”
곧바로 성우님의 위로 메시지도 더해졌다.
“선생님~ 좋아요~~~~ 선생님 같은 목소리도 같이 함께 해야죠 ㅎㅎ 선생님 팬들 많아요.~~ 진정성 있다고요”
이어서 대표님께서 한 말씀을 더 보태주셨다.
“한희정 님 목소리는 살아 있습니다. 테크닉만 조금 익히시면 되어요~”
게다가 X성우님께선 따로 갠톡도 보내셨다.
"스테파니아 님의 음성과 글은 많은 분을 살리실 수 있어요~ 사랑을 담아 왕팬^^ “
또 나의 사랑하는 S샘도 갠톡으로 “샘의 목소리에 자부심을 가지시고!!! 그냥 밀어붙이시어요. 샘의 마음이 목소리에 묻어 있으니까요.”
어느새 나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목이 매였다.
나는 겉으로는 절대로 눈물을 보이지 않는 사람인데...
나를 바라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로 나의 심장은 한참을 뜨거워진 채로 멈춰 있었다.
다음 날 몇 번의 재녹음 작업을 끝내고 거의 마감 전에 제출 버튼을 눌렀다.
다음날 카페에 들어가니 대표님은 오디션 제출자 모두에게 피드백을 달아 놓으셨다. 모든 지원자들을 아끼는 대표님의 마음에 감탄하며 나에게 주신 댓글도 읽었다.
"한희정 님~ 참 많이 좋아지셨어요~ 기독교 책 진행하셔도 됩니다~^^ 꾸준함으로 승리하셨어요~^^"
이게 웬일인가? 그저 오디오박스 오디션 도전이었는데 책 까지 OK 하신 거였다. 너무 기쁜데 기뻐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사실인 것 같은데 사실 같지 않았다. 우습지만 힘껏 꼬집어서라도 확인하고 싶었다.
다음 날 이른 새벽 잠결에 게슴츠레 눈을 뜨고 성우님의 카톡 콜과 메시지를 보았다.
북 내레이터 톡방(북 내레이터로 캐스팅된 선생님들만 모여있는)과 지금 열리고 있는 대표님 특강에 빨리 들어오라는!
부랴부랴 일어나 얼떨결에 특강에 들어갔지만 막상 화면을 켤 수가 없었다.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의 낭독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진정성으로 말을 하는 낭독이 계속 이어졌다. 순간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 사람인가 의아스러웠다. 성우님께서 실수로 연락하신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선생님들의 낭독이 다 끝나고 한 마디씩 돌아가면서 인사를 나누는 타임이었다. 거의 끝나기 일보 직전 너무도 당당하지 못한 나의 모습에 씁쓸해하면서 화면을 켰다. 짧은 인사도 안 하고 끝내버리면 정말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물에 빠진 생쥐가 될 것 같았다.
한 마디 하라는 대표님의 환영을 받았다.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니 '용'된 분이라고 나를 소개하셨다.
정말 초대된 것이 맞았다!
이제 북 내레이터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꿈이 아니었다!
쓰는 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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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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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낭독으로 계속 꿈을 키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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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낭독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