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는 마치 갑작스럽게 쓰나미가 지나가듯 나의 일상을 앗아갔지만 대신 낭독을 선물했다. 얼떨결에 발을 들여놓은 낭독은 지금까지도 다사 분주한 나의 일상과 함께 한다. 생각해 보면 지난 2년이란 세월은 긴 것도 같고 짧은 것도 같다. 낭독과 연결된 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글의 내용과는 전혀 달리,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나의 소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과 같아서 우울할 때도 많았다. 아주 많이 느린 사람인지라 남들과 비교하며 자존감이 바닥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낭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도 나의 낭독은 미완성이지만,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나의 저력인 '꾸준함'에 의지하며 계속하기를 계속한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낭독은 한마디로 '피화당'이었다. 피화당은 말 그대로 화를 피하는 집이다.
우울할 때, 두려울 때, 울고 싶을 때, 방황할 때, 속상할 때, 억울할 때...
낭독은 언제나 내가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피화당이 되어주었다. 나의 모습 그대로를 바라봐 주며 두 팔 벌려 품어주었다. 낭독은 사랑 그 자체이다.
낭독으로 나는 마음 부자가 되었다. 사람 부자도 되었다.
"사람이 답이다! 함께하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글귀를 낭독을 통해 경험하는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30년 이상 타국에 살면서 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고팠는데, 낭독으로 맺어지는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에 무한 감사다.
낯설기만 하던, 좌충우돌 왕초짜로 만난 그 낭독으로 북클럽과 오디오 클립과 유튜브도 진행하고 있으며 얼마 전엔 낭독회도 함께 했다. 또한 우연히 하게 되었던 목소리 봉사는 나눔의 기쁨이 무엇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 또 어떤 인연과 연결될지, 어떤 좋은 일들이 나에게 찾아와 줄지 늘 가슴이 설렌다. 나를 변화시키는 낭독의 크나큰 힘에 그저 감사다.
설렘이었다!
첫사랑이었다!
2살이 되었다.
변함없는 설렘이다.
한결같은 사랑이다.
나는 낭독 바보!
낭독은 나의 평생지기!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낭독을 합니다.
감사합니다.